올해 규모 더 늘어 1조원 넘을 듯
회사는 인력효율성·비용관리 강화
직원도 좋은 조건에 제2인생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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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대형 은행들이 희망퇴직자들에 ‘통 큰’ 혜택을 주고 있다. 재취업이나 창업에 뜻을 둔, 중·장년 행원들은 이를 기회로 활용하려 한다.
지난해 5대 은행에서 2400여명이 짐을 쌌는데, 올해 은행을 떠나는 은행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대상과 조건을 확대해 가며 퇴직자 규모를 늘려왔는데,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는 올해 더 좋은 조건을 내걸어 40대에 막 들어선 직원들도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있다.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에 나선 데는 인력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이 담겨있다. 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반영됐다. 2020년에는 5대 은행의 퇴직비용이 8000억원대였지만, 올해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좋은 시절이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할 수 있을 때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원들도 마찬가지다. 좋은 조건이 지속될지 알 수 없고, 재취업을 위해서도 젊을 때 퇴직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희망퇴직은 과거 ‘감축 칼바람’으로 일컬어졌지만, 최근에는 ‘조금은 덜 아쉬운 이별’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인력구조 재편이 필요한 은행과 더 많은 특별퇴직금을 원하는 은행원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져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청자 접수를 완료한 NH농협은행을 제외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현재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농협은행의 희망퇴직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일반직원 대상 특별퇴직금 조건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부분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고, 특히 우리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에 1980년 말 이전 출생 행원까지 포함했다. 40대 초반 직원까지 대상을 확대한 만큼 조기 퇴직 신청자도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5대 은행에서 희망퇴직을 통해 2399명이 은행을 떠났고, 퇴직비용은 8310억원 규모였다.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퇴직비용 역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당장 은행들이 늙어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5대 은행 모두 평균 근속연수가 15~16년에 이른다. 인력 효율성과 비용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또 디지털 인력 확충과 신규 채용 확대를 위해서도 희망퇴직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또 지난해 은행들이 높은 실적을 기록한 점도 희망퇴직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3분기까지 각각 2조2000억원과 2조13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순익이 2조원에 육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해 실적이 좋아 퇴직비용을 감내할 수 있지만, 영업환경이 계속 좋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만큼 여력이 있을 때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은행원들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다. 과거보다 퇴직 조건이 좋은 데다, 최근에는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조기 퇴직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0대 젊은 은행원 사이에서도 수요가 있어 희망퇴직 대상이 확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특별퇴직금 등 조건도 좋아 이를 활용해 재취업이나 창업으로 나서는 직원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