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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여정 “아카데미상, 나를 변화시키지 않아…여전히 똑같은 친구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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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2. 03. 27. 10:17

윤여정
배우 윤여정이 애플TV+ 신작 ‘파친코’로 돌아왔다./제공=애플TV+
“아카데미상 후 달라진 건 없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친구와 놀고 똑같은 집에 살고 있어요.”

25일 공개된 애플TV+ 신작 ‘파친코’는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일제강점기 한국을 떠나 일본, 미국을 오가야 했던 여성 선자를 중심으로 4대에 걸친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딸을 찾아간 순자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재일교포 선자로 변신했다.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으로 이주해 50년동안 생활한 할머니 선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파친코’도 이민자의 이야기지만 ‘미나리’와 다르다. 인물의 강인함에 더 집중했다. 윤여정은 “이 여자의 강인함은 생존하려는 데서 나온다. 어떤 점에선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또 드라마는 어떤 가족의 80년 역사를 따라가는데 소설과는 다르다. 봉준호 감독이 1인치 장벽을 넘으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작품을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게 됐다. 재일동포를 뜻하는 ‘자이니치’라는 단어를 이 드라마로 처음 알게 됐다. 일본 식민통치가 끝난 후 한국전쟁이 벌어지면서 국가가 돌보지 못한 해외동포인 자이니치(일본에 사는 조선인)에 대해 알게 되면서 마음이 아팠다.

“제가 미국에 살 때는 몰랐어요. 직장에도 안 나가니 인종차별도 못 느꼈고 미국인인 친구들도 잘 도와줬죠. 그런데 솔로몬 역을 맡은 진하 나이대는 그런 걸 많이 느낀 것 같아요. 국제고아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와도 한국말을 못 하니 이상하고, 미국에서도 미국인은 아닌 거잖아요.”


윤여정
배우 윤여정이 애플TV+ 신작 ‘파친코’에서 노인이 된 선자 역을 맡았다./제공=애플TV+
윤여정은 드라마에서 선자가 한국을 방문한 후 부산 바다에 발을 담그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꼽았다. 노인이 된 선자가 먼 길을 돌아 다시 고향 땅을 밟는 건 원작 소설에는 없었다. 드라마에서나마 선자의 한을 풀 수 있어 반가웠다.

함께 호흡을 맞춘 진하는 윤여정을 “마스터”라고 불렀다. 평생을 연기자로 살아온 선배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윤여정은 “나는 늙은 배우다. 마스터라고 부르지 말라”며 웃었다.

윤여정은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여우조연상 이후 배우로서 달라진 점도 많을 법했지만 평온하고 겸손했다.

“저는 늙는 게 싫은 사람인데 제 나이에 감사한 건 처음이에요. 30,40대에 받았다면 둥둥 떠다녀겠지만 지금은 똑같은 친구랑 놀고 같은 집에 살고 있어요. 이 상이 나를 변화시키지는 않아요. 그냥 나대로 살다 죽을 거예요. 얼마 전 배우 스티븐 연을 만났는데 제가 ‘너 상 안 타길 잘했다’고 했어요. (‘미나리’가)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괜찮은 것이라고, 지금 그 상을 탔으면 지금의 네가 아니라고 했죠. 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노크를 했고, 그 다음에 ‘미나리’가 우여곡절 끝에 아카데미에 올라갈 수 있었어요. 그냥 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이후 ‘대한민국 콘텐츠 업계가 윤여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표현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갈 리는 없다”며 “원작 소설 자체가 선자가 늙어서 과거를 돌아보는 내용이다. 처음 이 작품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는 아카데미 수상 전이고, 대중들이 나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전이다. 콘텐츠 업계가 내 위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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