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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달라진 통상 환경, 달라져야 할 통상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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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 04.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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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영 전 네덜란드 대사. /사진=외교부
달라진 통상 환경, 달라져야 할 통상조직
이윤영 성균관대 객원교수(전 주네덜란드대사)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어느 부처가 통상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국익 차원에서 최선인지에 대한 결론은, 달라진 대외경제통상 환경에 대한 분석과 함께 현 통상시스템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통해서 내려야 한다.

우선 글로벌 경제통상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트럼프행정부에서 심화된 탈세계화, 자국 중심주의, 미중 전략적 경쟁, 한 달 이상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안보와 공급선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자유개방적인 통상환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고, 통상은 어느 새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추진하면서 중국견제라는 외교안보 목표를 위해 경제통상협정을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외교안보전략을 시행 중이다. 이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합종연횡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공급망문제도 더 이상 전통적인 산업문제가 아닌, 지정학적 갈등에 기인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경제통상안보시대 도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경제와 안보를 국익 관점에서 담당할 수 있는 외교부가 최적임 부서이다. 대부분의 선진 교역대국들도 통상조직을 외교부에 두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미국이 최근에 제안한 반도체동맹(칩4 동맹) 역시 통상이 국가안보화되는 한 예이다. 기억에 생생한 요소수 사태나 대러 수출통제 이슈에 대한 산업부의 대응 미숙은 더 이상 국내부처가 통상을 담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긴박한 국제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전 세계 180여 개 국가에 있는 우리 재외공관을 활용해야 하는데, 조직적인 측면에서 외교부에서 담당하는 것이 최선이다. 지난 10년간 산업부가 통상을 1차적으로 담당하다 보니 통상이슈가 재외공관에서 외교부를 통해 산업부로 갔다가 다시 외교부로 오는 바람에 실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외교안보와 경제통상 업무를 매일 함께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교와 통상을 억지로 분리시킨 지난 10년은 우리의 대외정책을 절름발이 신세로 만들었고 그만큼 국가경쟁력도 약해졌다.

다음으로, 대외 경제통상은 더 이상 제조업 중심이 아니다. 그간 우리 통상은 노동, 환경, 보건복지 등 다양한 부처 업무로 확산되어 왔는데, 산업부가 부처 간 공정한 이해조정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처 간 이해조정 기능이 상실된 시스템 하에서는 각 부처의 이기주의가 득세할 수밖에 없다. 최근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공청회도 농수산업 종사자들의 반대로 파행되었다.

산업부가 지난 10년 동안, 국내조정 뿐 아니라 대외협상에서도 성과를 보였는지 의문이다. 산업부가 제조업 피해를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그동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미룬 결과, 지금 CPTPP에 가입하기 위해 일본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이해집단 사이에서 초연하고 대외 협상력이 큰 중립적인 부처가 통상을 담당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교부에 경제통상 업무를 맡겨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 또한 산업부는 본래의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업무재조정이 돼서, 현 통상시스템의 난맥상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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