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직물로 출발, 석유·통신 등 확장
형제경영서 뿌리내린 '사촌경영' 안착
최태원 주축 '따로 또 같이' 독립경영
"20년간 잡음 없어…돈독한 우애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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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SK가 있었던 배경엔 故최종건 창업회장과 故최종현 선대회장의 ‘형제경영’에서 뿌리내린 ‘사촌경영’이 안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주축으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사촌형제가 SK그룹 내에서 독립경영을 펼쳐오고 있다. SK의 ‘따로 또 같이’ 경영을 보여준다. 재계 곳곳에서 친족 간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는 사례가 잇따르지만 SK그룹 내에서는 이런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재계에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촌 간의 돈독한 우애라고 평가한다.
SK 사촌경영이 오랜 기간 흔들리지 않는 건 과건 과거 소버린 사태 등 외부의 경영권 위협 경험이 내부의 단합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태원 회장이 사촌회의를 통해 회장으로 추대되는 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사촌들의 지지가 있었고, 형제들이 부친의 지분 상속을 포기하고 최 회장에게 몰아주기도 했다. 덕분에 최 회장은 사촌들이 독립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해주고 있으며, 2018년에는 친지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기도 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8일 창립 69주년을 맞아 ‘메모리얼 데이’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SK는 매년 창립기념일에 맞춰 故최종건·최종현 회장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어왔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선경직물로 출발한 SK의 성장은 최 창업회장과 최 선대회장의 ‘형제경영’ 아래 이뤄졌다. 최 창업회장이 섬유사업을 키워나났고, 이후 동생인 최 선대회장이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형제경영이 시작됐다. 두 형제는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사업 파트너의 역할을 하며 회사를 키워나갔다. 최 창업회장이 1973년 폐암으로 사망한 이후에는 최 선대회장이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최 선대회장은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하며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또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SK의 사업 영역을 석유, 이동통신 등으로 넓혔다.
최태원 회장의 하이닉스 인수는 SK의 퀀텀 점프를 만든 M&A로 꼽힌다. SK가 재계 2위까지 도약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배터리(2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며 SK의 성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2002년 선언한 ‘따로 또 같이’ 경영의 안착이다. 최 회장과 사촌형제들이 모두 그룹 내 대표이사를 맡으며 독립경영을 하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최 선대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SK그룹과 SK텔레콤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룹의 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한편 미래사업 발굴도 최 회장이 주도하는 셈이다. 최근 SK그룹의 미래사업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투자를 주도하는 것도 최 회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며 재계를 대표하는 ‘큰 형’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한 축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 창업회장의 삼남이다. 현재 그룹 내 또 다른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독자경영을 펼치고 있다. SK케미칼, SK가스, SK디앤디 등을 이끌고 있다. 그린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리빙솔루션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최근 SK온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독자경영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룹의 미래 사업인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게 되면서 향후 입지를 키워나갈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최 창업회장의 차남 최신원 전 회장은 SK네트웍스를 이끌어 왔으나 최근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뒤를 이어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SK가 20여년간 사촌 경영을 이어왔지만 잡음을 내지 않고 있다. 과거 최태원 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당시에도 최 회장의 형제들은 지분 상속을 포기했으며, 사촌들이 적극 협조한 덕분에 잡음없이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 SK의 69년 역사 속에는 소버린 사태 등 경영권 위기도 있었지만 사촌들이 뭉친 덕분에 극복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에는 최태원 회장이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등 돈독한 우애가 이어져오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에선 그간 그룹 내에서 독자경영을 펼쳐온 사촌형제들이 향후 계열분리 등을 추진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최신원 전 회장의 SK네트웍스와 최창원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형제경영, 사촌경영을 이어오면서 분쟁을 만들지 않은 대표적인 곳”이라면서 “앞으로 3세 경영으로의 세대교체를 생각하면 계열분리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