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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진행된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자 구단주가 한 말은 생각보다 진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11일 정 부회장이 프로야구가 아닌 고교야구 결승전에서 시구를 하고 어린 선수들과 포옹, 악수하는 장면은 야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음날 오전까지도 야구 커뮤니티에는 ‘야구판에 이런 구단주는 정말 반갑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야구단을 돈 먹는 하마처럼 취급하는 다른 기업들보다 낫다’는 한 섞인 감상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기업 총수이자, 프로야구 구단주인 사람이 고교야구 경기장에 등장한 건 그만큼 이례적이었고 진정한 스포츠 발전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나오기 힘든 행보였음을 야구팬들이 먼저 느낀 것으로 보였습니다. 정 부회장도 자신의 SNS에 고교야구대회 대진표를 올리며 ‘고교야구가 살아야 한국야구가 발전한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실 신세계그룹이 야구단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업계와 주식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우려가 있었습니다. 프로야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예전보다 시들한데다가 이마트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13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M&A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당연했습니다. 현재로서도 야구단 인수가 그룹 매출에 긍정적인지, 아닌지를 따진다면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여전하며 관련 투자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매출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시선을 옮겨보면 긍정적인 영향은 분명 있어 보입니다.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습니다. ‘직원, 가족, 지역, 사회 및 사회전체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기업의 의지’. 그렇다면 프로야구단 운영에서 나아가 고교야구, 그리고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는 부분은 전체 한국 스포츠의 발전 방향을 볼 때 단순히 ‘쇼잉’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 기회로 기업들이 스포츠 후원 및 팀 운영에 대해서도 보다 다각도로 고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비인기 종목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인기 종목에 대해서는 새싹부터 육성에 들어가 스포츠계 전체에 이바지하는 방향도 이제는 생각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 기업에는 스포츠 팬들이 발벗고 나서서 ‘돈쭐’ 내주지 않을 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