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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솔로몬제도 ‘안보협정’ 체결에 남태평양 미중 세력다툼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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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4. 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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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on Islands <YONHAP NO-4192> (AP)
지난 2019년 10월 9일(현지시간) 베이징을 방문한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오른쪽)와 리커창 중국 총리가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AP 연합
남태평양 요충지 솔로몬제도와 중국이 안보협정을 체결하면서 남태평양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한층 가열되는 모양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솔로몬제도가 안보협정을 맺으면서 미국과 호주·뉴질랜드 등이 우려해온 남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영향력 증가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제레미아 마넬레 솔로몬제도 외교장관이 양국 정부를 대표해 최근 안보협정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차관보, 국방부와 국제개발처 관계자 등이 포함된 대표단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기로 했다. NSC 대변인은 이번 안보협정 체결에 대해 “투명성 결여와 협정의 애매한 본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협정의 기정사실화를 위해 일방적으로 서둘러 체결 사실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지 관계자들은 협정 서명이 5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NSC 대변인은 아울러 일본·호주·뉴질랜드 당국자들과 중국-솔로몬제도의 협정 체결에 따른 안보체계 변화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말 공개된 양국의 안보협정 초안에는 중국이 자국민의 안전과 사업 보호를 위해 솔로몬제도에 군대를 파견하고 해군기지를 설치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

솔로몬제도 정부는 중국 군사기지 건설 계획이 없다며 서방의 우려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안보협정 체결로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사 거점을 두고 활동 범위를 남태평양 지역으로 넓히는 명분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인도·태평양군 사령관 관계자는 “태평양과 인도양에 걸친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지역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인내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남태평양 지역 거점을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앞서 남중국해 인공섬을 군사기지로 개조하기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최소 섬 3곳을 완전히 군사화하기도 했다.

솔로몬제도는 호주 북동부에서 약 2000km 떨어진 곳에 있는 2만8400㎦ 면적의 섬나라로 미국과 호주를 잇는 해상교통로(sea lane) 상에 위치해 그동안 미국의 뒷마당으로 인식돼 왔다. 태평양전쟁 당시에는 미일이 수도 호니아라가 있는 과달카날섬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앞서 데이비드 버거 미국 해병대사령관은 행사 참석차 호주를 방문해 “솔로몬제도는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곳”이라고 거론했을 만큼 지정학적 중요성이 큰 곳이다.

이에 중국은 경제원조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세우며 솔로몬제도와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지난 2019년 4월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가 집권하기 시작하면서 중국과의 거리가 급격하게 가까워지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 솔로몬제도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했다.

소가바레 총리의 친중 행보에 친대만 세력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항의시위가 발생하자 중국은 현지에 경찰 관계자를 파견하고 경찰용 방탄복을 지원했다. 당시의 소요사태 진압 지원이 이번 안보협정의 포석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고위급 대표단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기로 하자 “협정을 무효화시키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며 “태평양 섬나라들은 누군가의 뒷마당이나 바둑알이 아니다. 협력 동반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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