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관리 급하지만 금리 인상 신중론도
최근 몇 년 사이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대출이자와 세금 등이 가파르게 증가했는데 이를 반영하면 현재 물가보다 더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물가 관리는 한국은행의 핵심 역할인데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물가상승률 때문에 적절한 통화정책을 수립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물가 상승 압박으로 금리도 상승 사이클로 들어섰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핵심 뇌관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윤석열 새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유동성을 풀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계부채 관리 실패로 금융리스크가 발현될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 카드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19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는 “주거비 상승이 많았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 상승 지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3월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이 4.1%를 기록해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수치도 다소 낮게 평가됐을 수 있다는 점을 이 후보자도 인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물가 산출 체계에 주거비 요소들이 반영되지 않아 선진국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선진국은 소비자물가에 대출이자와 재산세 등 자가주거비 항목이 포함돼 있는데 우리 물가는 그렇지 않다”면서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크게 늘어 대출이자와 재산세 등 세금도 증가했는데, 이것이 물가에 반영되지 않아 8%대와 7%대를 기록한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의 물가상승률보다 낮게 나온 것이라는 얘기다.
강종구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자문위원은 “전세가격과 월세가격 상승폭을 감안한 물가상승률은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상승률과 큰 차이가 없지만, 대출이자와 세금 등을 고려하면 물가상승률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다. 왜곡된 물가 지표로 인해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면 이는 대출 증가와 부동산 버블 확대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물가는 강력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가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송두한 전 농협금융연구소 소장은 “중장기 물가 추세는 심각한 수준이고, 이 추세가 계속되면 금리 상승 압박도 높아진다”라며 “최근 1년 사이 대출이자가 두 배 가까이 올랐는데 물가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어 가계부채 부실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 대출금리도 빠르게 오르게 돼 가계부채 리스크가 자본유출과 환율상승 등 금융위기로 발화될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새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도 가계부채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이창용 신임 총재와 윤석열 정부가 경제성장 동력을 약화시키지 않는 수준에서 물가를 관리하고 가계부채 부실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