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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협상가’ 하형일號 11번가 변화예고…상장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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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2. 05. 05. 17:38

상장 이끌 적임자…수익성 개선 온 힘
아마존·SKT 시너지로 충성 고객 확보
"성장 위한 모든 전략·투자 집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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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쌓아온 것들에 단순히 조금 추가되는 정도의 강화와 혁신으로는 시장을 이끌 수 없다. ‘성장’을 위한 모든 전략과 투자를 집중하겠다.”

하형일 11번가 신임대표는 지난 3일 타운홀 미팅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사 구성원 대상 첫 미팅에서 강조한 만큼 회사 성장과 변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하 대표의 방향키가 ‘수익성 개선’을 향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5일 11번가에 따르면 하 대표는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적자 줄이기부터 나섰다. 하 대표는 지난달 15일 보유하고 있던 신선 식품 새벽 배송 업체 헬로네이처 지분 전량(49.9%)을 BGF네트웍스에 매각한 바 있다. 지난해 헬로네이처의 장부가액은 전년 대비 약 43억원 줄어든 63억원으로 2018년 285억원과 비교해도 77%가량 감소했다. 영업적자 역시 158억원에서 275억원으로 전년 대비 74%가량 하락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적자 부문을 정리함으로써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차분하게 상장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상장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을 진행할수록 커지는 적자 폭과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 성장의 둔화, 위축된 IPO 시장 등 넘어야 할 고개가 많기 때문이다. 우려의 시각을 보내면서도 업계는 하 대표를 11번가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적임자로 보고 있다.

하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거친 재원이다. 맥쿼리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업계를 거쳐 2018년 SK텔레콤의 투자담당조직인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Corporate Development) 그룹장으로 합류했다.

SK텔레콤에 몸담은 이후 하 대표는 자회사의 투자유치 및 신사업 발굴 등을 도맡았다. 2018년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2020년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주도했고 이어 2021년 우티 설립, 원스토어가 마이크로소프트, 도이치텔레콤캐피탈파트너스(DTCP)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는 데에도 중추역할을 했다. 안정적인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아 온 하 대표는 협상가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11번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8월 ‘아마존글로벌스토어’ 출시를 주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하 대표가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도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텔레콤은 2020년 11월 아마존과 협력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허브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당시 성과에 따라 아마존에 11번가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는데 아마존이 아직 11번가의 신주를 인수하지 않은 만큼 하 대표가 아마존을 11번가의 투자파트너로 끌어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 대표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경쟁력 강화, 직매입 사업 확대, 우주패스를 연결고리로 SK텔레콤, 아마존, 11번가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충성고객 확보,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네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11번가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부 혁신에도 세심하게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하 대표는 애자일 조직개편으로 민첩한 의사결정체계 확보, 책임경영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11번가는 “1세대 이커머스 사업자로서 꾸준히 쌓아온 검색과 개인화 추천 등 IT 기반 서비스 운영 역량과 국내외 대형 브랜드들과의 폭넓은 제휴협력을 맺고 있다. 나아가 라이브커머스, 동영상리뷰 등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경쟁력 등 견고한 펀더멘털을 강점으로 11번가의 기업가치를 시장으로부터 충분히 인정받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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