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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33주년,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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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2. 06. 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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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들도 속속 타계, 젊은이들은 아예 사태 자체도 몰라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유혈 민주화 시위 사태가 4일로 발발 33주년을 맞는다. 굳이 기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그날의 비극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기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도 거의 잊혀져가고 있지 않나 보인다.

톈안먼
1989년 4월 15일 톈안먼 광장에 운집한 중국의 청년, 학생들 및 지식인들. 세상을 떠난 후야오방(胡耀邦) 총서기에 대한 추도식을 거행하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후 시위는 6월 4일의 유혈 사태로까지 이어졌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롄허바오(聯合報)를 비롯한 대만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시위를 이끌었던 학생 및 시민 지도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 망명 중에 있다. 중국으로 돌아온 이들도 거의 없다고 단언해도 좋다.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관련자들도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시 학생 지도자였던 왕단(王丹·53)의 모친인 왕링윈(王凌雲)을 꼽을 수 있다. 아들이 정치범으로 구속돼 10여년 가깝게 투옥 생활을 하자 석방 운동에 적극 나서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렸으나 지난해 말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였다.

자녀들이 시위에 연루돼 투옥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을 받은 어머니들로 이뤄진 이른바 ‘톈안먼 어머니’의 멤버들 역시 고령의 나이 탓에 잇따라 세상을 등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생존해 있는 경우에도 질병 등으로 이제는 제대로 활동을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진실을 말해줄 증인들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톈안먼 사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도 가장 비판적이어야 할 청년, 학생들이나 지식인들 중에서도 당시 사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설사 아는 사람들도 가능하면 입을 닫고 살고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대학의 B 모 교수는 “당시 나는 베이징대에 갓 입학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친구들과 선배들을 따라 시위에 나섰다. 그로 인해 힘든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희생된 이들에 비하면 나는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면서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과거를 회상했다.

현재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잘 나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1당 독재를 계속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지지가 상당하다. 앞으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아무래도 톈안먼 사태에 대한 재평가는 불가능하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톈안먼 사태는 월광에 물든 전설로 남을 것”이라는 B 모 교수의 한탄이 괜한 게 아닌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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