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고국 땅 밟고, 성묘 후 죽어 묻히는 3가지 소원"
"북서 낙인, 56년 탄광 강제 노역...방북 김대중, 포로 송환 거론 않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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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비영리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가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고령의 국군 포로들이 고향에 돌아가서 사흘만이라도 내 나라, 내 땅을 밟아 보고, 선조들의 산소를 돌아보고 나서 그날 죽어서 그 땅에 묻혔으면 좋겠다는 3가지 소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는 (국군 포로가) 이제 나이도 많은데 다 늙은 거 데려와서 뭐 하겠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 씨는 한국전쟁 발발 후인 1950년 8월 15일 국군에 입대해 미군 소속으로 신의주 압록강까지 진격했다가 중국공산당 군의 참전으로 후퇴한 후 한국군에 재배치됐다. 이후 1등 중사, 수도사단 탱크장으로 중공군과 싸우다가 탱크에 투하된 수류탄 폭발로 손가락을 잃는 중상을 입은 후 포로가 됐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체결 불과 13일 전의 일이었다.
그 이후 이 씨는 김일성 정권이 한국군 포로와 그 가족에 낙인찍은 43호로서 56년간 탄광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가 ‘죽으면 죽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2006년 중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는 데 성공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군 포로 가운데 탈북한 사람은 1994년 조창호 중위를 시작으로 2010년까지 모두 80명이다.
이 씨는 국군 포로들의 고령 등의 이유로 “앞으로 스스로 조국의 품으로 올 수 있는 국군 포로는 없다”며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분단 70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국군 포로 문제와 그들의 명예 회복, 진상 규명과 유해 송환에 국제 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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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정일의 요청에 따라 63명의 장기수가 북송됐을 때 그 기대는 더 커졌다고 한다. 하지만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국군 포로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고, 3주 후 김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풍산개 두 마리의 이름을 각각 ‘우리’와 ‘두리’로 지었다는 소식을 북한 매체를 통해 접한 후 포로들은 절망했다고 이 씨는 밝혔다.
이 씨는 “국군 포로는 개 생명보다 못하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고 포로들이 ‘죽으면 죽고’라는 심정으로 탈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6·15에 대한 절망에도 불구하고, 통역을 통해 한 증언 내내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칭했다.
이 씨는 문재인 정부에 화랑무공훈장을 신청했으나 전투 공적 기록이 없다며 거절당했다며 북한에서 평생 노예로 살았는데 정부가 무관심으로 일관해 국군 포로들을 데려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이라도 가졌으면 훈장 수여를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슬프다고 토로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에서 한국전쟁 정전 당시 8만2000명의 한국군 포로가 실종됐으며 5만에서 7만명이 포로로 억류돼 있었다고 추산했다.
손명화 ‘6·25 국군포로 유족회’ 회장은 11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와 역대 대통령 누구도 국군 포로 송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한국에 돌아온 80명의 국군 포로와 7구의 유해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국군 포로의 자녀로 아버지 유해를 배낭에 넣어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형제 3명이 북한 당국에 붙잡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며 “아버지 유해와 형제 3명의 생명을 바꿨다”고 한탄했다. 손 대표는 이 씨와 마찬가지로 ‘국군 포로가 한국 정부에 의해 버려졌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손 대표는 한국 정부의 무관심 속에 유엔 등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2020년 5차례에 걸쳐 국군 포로 문제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해 유엔이 지난해 북한 인권보고서에서 ‘국군 포로’ 문구를 삽입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후속 조처 등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 씨와 손 대표 등의 방미 일정을 후원한 탈북자 마영애 ‘마영애 순대’ 대표의 남편도 국군 포로 자녀다. 이 씨는 재미 마영애 부부가 ‘국군 포로 진상 규명과 유해 송환 위원회’를 이끌고 있다며 마 대표 남편의 부친과 탄광에서 함께 일했는데 자신이 탈북한 후 소식이 끊어졌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