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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톡톡]“직원 아이디어가 신성장”…빅테크 닮아가는 삼성생명의 보텀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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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2. 07. 11. 17:16

전영묵 사장 '혁신'주문에 사내 아이디어 줄이어
8월 사내 스타트업 아이디어 중 사업화 첫 결실
2월부터 '레드팀'운영…조직 문화 개선에 앞장
basic_2022_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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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같아요. 토스 같아요.”

요즘 삼성생명 직원들 사이에 오가는 말이다. 삼성생명이 보험사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깨고 과감하고 다양한 혁신 활동을 펼치면서 ‘빅테크’를 닮아가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직원들에게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 달라”고 주문해 왔다. 전 사장 스스로 ‘소통맨’을 자임해 직원들과 편하게 의견을 나누고 식사 ‘벙개’도 하면서 열린 분위기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전 사장의 의견을 좇아 ‘사내 스타트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는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채택해 사업화까지 만드는 제도다. 반기마다 아이디어를 공모해 2~3개팀을 선발해 사업화를 진행한다. 현재 3기까지 진행됐고 4기를 모집 중이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사내벤처 육성 보유 역량을 평가받아 지원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음달 오픈 예정인 ‘보험금 찾기 서비스’는 사내 스타트업에서 나온 아이디어 가운데 시장에 출시되는 첫 사례다. 이는 삼성생명 앱과 홈페이지에서 따로 가입하지 않고도 고객이 받지 못한 숨은 보험금을 바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삼성생명 설계사들이 각자 태블릿에 해당 서비스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해 신규 고객 유치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앞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포상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화에 성공한 만큼 그에 맞는 보상을 해 더 많은 혁신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영양제 추천 플랫폼인 ‘필라멘토’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역시 사내 스타트업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약사와 협업해 고객이 복용 중인 영양제의 과부족을 평가해 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지난달 가오픈해 운영중인 메타버스 지점도 사내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에 입점한 삼성생명 메타버스 지점은 비대면 영업지점으로 향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미 설계사들은 해당 메타버스 지점을 통해 출석체크도 하고 회의도 하면서 비대면 영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채널인 ‘삼성생명 아이디어숲’도 전 사장의 주문에서 비롯했다. 6개월 간 600여명이 참여해 500여건의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전 사장은 스타트업 출범식에 꼬박꼬박 참석하며 직원들을 격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력이 쌓이면서 임원들은 물론 직원들의 아이디어 제안이 갈수록 거침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보텀업’(아래에서부터 출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려는 전 사장의 전략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내부에선 전 사장을 두고 “네”보다 “아니요”를 더 좋아하는 CEO(최고경영자)라고도 한다. 실제 지난 2월에는 월 1회 열리는 임원회의에서 임원들 2~3명을 ‘레드팀’으로 임명하고 있다. 임원회의에서 나오는 전략이나 업무에 있어서 ‘무조건 하겠다’고 하지 말고, 반대편 입장에 서서 의견을 내보자는 취지에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사내 혁신에 대한 전 사장의 의지를 담아 여러가지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교류하는 방식으로 조직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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