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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늘리다 노조와 갈등 빚는 카카오…상생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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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승인 : 2022. 07. 12. 18:24

업계 "카카오, 연내 계열사 30~40개 정리 불가능" 예측
지난 11일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노조 '크루 유니언'의 기자회견 현장/제공=크루 유니언
골목상권 침해로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가 계열사 정리(카카오모빌리티)에 들어가자 내부 반발을 사고 있다. 헤어·모빌리티 등 산업 별로 진출하며 몸집을 키워왔지만, 정치권의 개입과 노조의 반발에 오히려 독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12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올해 초 예고했던 계열사 30여 개 정리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카모) 등 계열사 구성원과 관련 사업 투자자들이 반발을 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계열사를 늘릴때는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데, 이제는 일부 지분을 매각한다고 하니 상생을 포기했다고 지탄을 받는다"며 아이러니한 상황을 꼬집었다. 

업계는 카카오의 계열사 정리 1순위는 단연 카모였다고 말한다. 그동안 택시·대리 업계와 배차 시스템, 카풀 등으로 마찰이 있어온 카카오는 이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개입까지 더해 계획했던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다. 관계자는 "신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모빌리티 업계 기득권인 택시 기사들과 계속 갈등이 있어 사회적 논란만 불러 일으켰다"며 "정치권은 이때다 싶어 개입이 들어오니 회사 입장에서는 카모가 골칫거리였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과 관련해 누차 부인해온 카카오는 이를 공식 인정했다. 지난 6일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투자총괄 부사장은 사내 공지 글을 통해 "카모 지분 10%대 매각을 통해 2대 주주로 지분을 변경하는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보유지분을 축소하며 지분 매입 예정인 MBK파트너스에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카카오는 카모 지분의 57.5%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가 카카오에 지분 40% 이상 매각을 제안한 만큼, 카카오는 10%대의 2대 주주로 내려간다. 그렇게 된다면 회계 기준상 카모는 카카오 계열사에서 제외되고, 11개 택시업체도 계열사에서 제외된다.  

이에 카모 노조인 '크루 유니언'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카모 내부 관계자는 "투자은행 업계에서 악명 높은 MBK가 인수를 한다는 소식에 내부 직원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카카오'라는 브랜드 파워에 자부심을 느끼며 일을 하고 있었는데, 매각 소식에 직원들 대부분 노조 결성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카모 노조인 크루 유니언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모펀드(MBK파트너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조차 없다"며 "임직원들은 고용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카모 매각 논란은 카카오가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오명을 던지고 카카오만의 상생 혁신을 기대했지만, 문제 해결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기업공개(IPO)를 밀어붙이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지만, '쪼개기 상장'·'골목 상권 침해' 꼬리표만 달았다며, 대기업다운 면모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연말까지 계열사 통폐합을 통해 30~40여 개의 계열사를 줄여나가기로 발표했다. 현재까지 파악되는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136개로 지난해보다 18개 늘어났다. 지난해 정리하기로 발표한 카카오 헤어샵 역시 관련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카카오 브랜드를 믿고 투자를 했는데, 갑자기 계열사를 정리하면 안된다며 투자금 반환을 요청하고 있다. 
최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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