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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총리의 발언을 자세하게 살펴봐도 좋다. 16일 광둥(廣東)성 선전시를 찾아 "우리 경제는 6월에 안정을 찾았다. 반등했다. 7월에도 성장 속도가 유지됐다. 그러나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 토대를 단단히 할 수 있게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 경제 회복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지방 정부들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을 당부한 것. 표현은 부드럽게 했으나 경기 둔화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봐도 좋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선전에서 내친 김에 광둥성을 비롯한 장쑤(江蘇), 저장(浙江), 산둥(山東), 허난(河南), 쓰촨(四川)성 등의 지도자들과 영상 회의를 가지면서 경제 회생 방안도 논의했다.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하향 압력이 예상 이상이라고 인정까지 했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 당국은 올해의 경제 성장률 목표를 5.5% 전후로 잡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의 경제 성적표는 참담하다. 고작 2.5% 성장에 그쳤다. 심지어 2분기에는 0%대인 0.4%를 기록했다. 7월의 경제 통계로 볼때 하반기 성적이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기가 어렵다. 최근 스탠다트차타드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중국의 경제 회복으로 가는 길이 막막한 것 같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한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리 총리가 부랴부랴 지방 정부들을 닥달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국 정부 당국도 이제는 이를 분명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