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CPR 매진한 거리의 '의인'들 출입문 개방해 깔린 사람들 구조 앞장선 클럽 직원 사고 2시간 전 비슷한 상황…통솔로 참사 막은 여성도
치료받는 부상자들<YONHAP NO-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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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에서 구조된 부상자들이 현장 인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
"여자 분들 중 간호사 있으면 이쪽으로 와주세요!"
31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선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사고 현장에서 이른바 '얼굴 없는 의인들'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구조미담이 쏟아졌다.
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에는 인파에 끼인 사람들을 발견하고 손을 건네는 골목 점포 점주들과 도로 한복판에서 땀흘려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검은 색 반팔을 입은 한 남성은 영어로 CPR이 가능한 의료진이 있는지 외치며 주위의 봉사자들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그렇게 고마운 손은 처음"…정신없이 들이닥친 시민에 문 연 클럽
자신을 이태원 참사 생존자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앞에서 '사람이 죽었어요. 살려주세요'하는 와중에 뒤에서 '밀어! 밀어!'라고 소리쳐 죽겠다 싶었는데, 위에 있던 사람들이 손을 잡아줬다"며 "그렇게 고마운 손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가게에서 급박한 상황을 목격한 시민들이 기지를 발휘해 이들을 끌어올린 것이다.
사람들이 겹겹이 쓰러지는 상황에서 클럽 문을 열어 대피를 도운 시민도 있었다.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클럽 직원은 인파가 몰려들며 상황이 심각해지자 입장료를 받지 않고 클럽 안으로 대피를 돕는 등 구조에 동참했다. 당시 3~4겹으로 깔린 사람들이 직원들의 팔다리를 붙잡고 살려달라고 외치자 클럽 직원들은 출입문을 개방해 앞서서 이들을 구조했다는 전언도 있었다.
◇"천천히 내려가세요!" 외치며 질서 잡은 여성 덕에 참사 막아
SNS에 올라온 또 다른 영상을 보면 참사가 빚어진 골목은 사고 발생 2시간 전에도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몰려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짐작게 했다. 이때 여성 B씨가 난간 위로 올라가 "여기 못 올라오니까 앞으로 전달하세요. 올라올 분은 대기해주시고, 내려가실 분부터 이동합니다"라고 소리쳤다. 현장에 있었다는 C씨는 B씨 덕분에 살 수 있었다며 당시 B씨의 외침에 인파가 서서히 흩어져 정체가 풀렸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날 정치인들도 한 명의 시민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구조에 동참했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두 의원은 이날 각각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과 이태원 현장으로 달려갔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이런 사고의 경우 사고가 나자마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의료적으로는 돕기가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무력감을 절감했다"며 "소식을 듣자마자 의사로서 본능적으로 현장에 갔다"고 말했다.
신 의원도 SNS를 통해 "현장에서 중증도를 분류받지 못한 40여 명의 경증 대기환자들이 남아있어 이들을 분류하고 이송하는 역할이 우리 팀의 업무였다"며 "인근 대형병원들까지 환자와 사망자들의 분산 이송을 지원하는 역할을 지켜보면서 유사시 발생한 재난에 현장요원들이 밤샘 근무를 아끼지 않았다"고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