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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전국 31개 성시(省市) 및 자치구의 하루 확진자가 4만명대로 늘어난 현실을 감안하면 방역 당국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고 연연했던 이유가 아닌가 보인다. 이에 대해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의 개업의 진완훙 씨는 "만약 중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면 확진자가 지금보다 최소 10배 이상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100배 이상 증가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제로 코로나'가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방역 당국의 고충을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꽤 많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럴 만한 이유들이 없지도 않다. 우선 '제로 코로나'에 지친 전국 곳곳의 주민들이 통제 완화를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이는 사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더 일이 커지기 전에 민심을 달랠 카드를 뽑아야 할 상황이 도래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날선 비판을 가하는 해외 여론을 무시하기 힘든 현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방역 후진국이라는 평가를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지 않았느냐는 말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경제에 미칠 악영향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도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려 고심하는 조짐도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 우선 방역 총책임자인 쑨춘란(孫春蘭) 부총리의 최근 발언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1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좌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의 방역을 유지하면서 선제적으로 방역조치를 개선하는 것은 우리나라 방역 통제의 중요한 경험"이라고 언급한 후 "지난 3년동안의 방역을 거쳐 우리의 의료보건과 질병 통제 시스템은 시험을 통과했다. 우리는 효과 있는 의료기술과 약물을 보유하게 됐다"면서 통제 완화 가능성에 대해 강조한 것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지난달 30일 위건위 좌담회를 주재하면서 "오미크론 변이 독성 감소, 백신 접종률 증가, 발병 통제 및 예방 경험 축적으로 중국의 전염병 통제는 새로운 형세와 임무에 직면했다"고 언급,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보인다
관영 언론의 논조가 달라진 사실도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최근 보도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오미크론 변종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고 전하면서 '제로 코로나'에 집착하지 않는 듯한 방역 당국의 입장을 대변했다.
런민르바오 역시 비슷하다. "국내외 데이터에 의하면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 등에 비해 병원성과 독성, 중증 및 사망률이 뚜렷하게 낮다. 이는 오미크론의 특징일 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로 코로나' 완화 조짐에 대한 기대감이 항간에 번지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는 보도 자세를 보였다.
전국 곳곳에서 봉쇄나 격리의 강도가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지난 보름여 가까운 기간 동안 연일 확진자가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던 수도 베이징의 케이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방역 규제의 수위가 현저하게 낮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하기에 어렵지 않다.
이와 관련, 베이징 둥청(東城)구 둥쓰난(東四南) 주민 펑저우민(彭周敏) 씨는 "이전 같으면 어느 곳이나 봉쇄됐다 하면 일률적으로 기일을 모두 다 채웠다. 하지만 지금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예정보다 일찍 봉쇄가 풀린다. 5일 예정된 봉쇄가 하룻만에 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확실히 당국의 통제가 완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 3년여 동안 14억명 중국인을 꼼짝 못하게 옭아맸던 '제로 코로나' 정책의 끝이 이제 보인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