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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어린이 6000명 강제이주·사상 재교육…군사훈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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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2. 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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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소, 러시아의 우크라 어린이 재교육 프로그램 실태 보고서 발표
러시아의 43개 시설에 어린이 6000명 이상 수용…"실제 규모 더 커"
국무부 "제네바협약 위반·전쟁범죄…고향 돌려보내야"
Romania Ukraine UNICEF Child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유니세프 주관 전시회에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희망하는 어린이의 그림이 걸려있다./사진=AP 연합
러시아에 위치한 시설로 강제 이주돼 사상 재교육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최소 6000명에 달한다는 연구조사가 나왔다. 미국 국무부는 이를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규탄하고 어린이들을 고향으로 되돌려 보낼 것을 촉구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무부의 지원을 받는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산하 인문학연구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 6000명을 체계적으로 재교육하고 입양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 등에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수용하는 43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가 확인한 시설의 숫자만 43개이며 실제 존재하는 시설과 수용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수는 파악된 규모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용된 어린이들의 나이는 생후 1개월에서 17세까지 다양하다.

러시아는 이 시설들을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러시아의 문화와 역사, 사회로 통합시키는 프로그램으로 홍보하고 있다.

보고서에 참여한 나타니엘 레이몬드 교수는 시설의 주 목적은 어린이들이 러시아에 더 우호적인 관점을 갖도록 하기 위한 정치적 재교육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몬드 교수는 "러시아 정부 전체가 이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이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위한 '앰버경고(실종아동 경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포리자, 하르키우, 헤르손,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러시아가 일부를 점령하고 있는 지역 출신 어린이들이 많이 수용됐다. 체첸공화국과 크름반도에 위치한 군사적 성격이 짙은 시설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총기 사용법과 군용차량 운전을 가르치는 등 군사훈련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고아로 판단된 어린이들은 러시아 가정에 강제 입양을 가기도 했다. 하지만 입양된 어린이 가운데는 피치 못한 사정으로 잠시 친부모와 떨어져 있을 뿐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입양 프로그램을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홍보해 왔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부모 동의를 받고 시설로 보내졌다면서도 동의가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으며, 어린이들이라도 전쟁터에서 벗어나 안전한 환경에서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시설로 보낸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시설을 나와 부모의 품으로 돌아간 어린이들도 있지만, 부모와 연락을 할 수 없어 귀향 기회조차 없는 어린이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이 보고서와 관련해 "보호대상인 사람을 불법으로 이주·추방하는 것은 민간인 보호에 대한 제네바협약의 중대한 위반으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면서 러시아에 강제 이주·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어린이를 가족이나 법적 보호자에게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강제이주, 재교육, 입양시스템은 우크라이나의 정체성과 역사, 문화를 지우려는 조직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어린이에게 미친 절망적 영향은 몇 세대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면서 학대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강조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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