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카운트'는 진선규의 첫 주연작이다. 이 영화는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복싱 선생 '시헌'이 오합지졸 제자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일화를 모티프로 다양한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더해진다. 진선규는 주인공인 시헌 역을 맡았다.
진선규는 2004년 연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로 데뷔해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해오다 2017년 영화 '범죄도시' '극한직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스릴러, 코미디 등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를 오가며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준 그가 데뷔 20년만에 극을 이끄는 주연배우가 됐다. 첫 주연작이라 부담감도 크지만 시사회 후 좋은 평가를 얻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카운트'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말자'라고 할 만큼 욕심이 나는 작품이었다. 극중 시헌의 삶이 '진선규'라는 사람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진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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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제공=CJENM
진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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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제공=CJENM
"사실 서울올림픽 복싱 경기를 두고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던 줄 몰랐어요. '88 서울올림픽'에 대한 기억은 굴렁쇠 소년 말고는 없었어요. 시나리오를 받고 영화의 배경인 진해가 제 고향이기도 해 놀랐고, 제 생각과 추구하는 방향 등 많은 것들이 비슷한 인물이었어요. 시헌이 아니라 진선규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것을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시나리오가 참 좋아서 정말 꼭 하고 싶었습니다."
박시헌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금메달이 걸린 경기였던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전에서 판정승을 거뒀으나 편파 판정 논란에 휩싸여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 이듬해 모교인 경남 진해중앙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으로 부임했다. 이후 2001년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부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코치를 시작으로 2011년 국가대표 코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감독을 거쳐 2016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총감독을 역임했다.
진선규는 캐릭터 구축을 위해 박시헌 감독을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 "박 감독님이 '졌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심판이 자기 손을 들어줘 의아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극 중 '은메달이었다면 사랑하는 복싱과 함께 정말 행복하게 꿈을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무언가 꿈을 꾸면서 살아갈 텐데'라는 대사가 있는데요. 그 말이 제겐 어떤 대사보다 크게 느껴졌어요. 그때 선생님이 어떤 마음가짐이었고 어떤 생각으로 이겨냈고 무너진 걸 일으켜 세웠는지에 대한 것들을 영화에 담아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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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제공=CJENM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했지만 외형적인 부분보다는 내면에 집중했다. 이런 진심이 통했을까. 영화를 본 박 감독은 진선규에게 "30년의 아픔을 잘 풀어내 줬다. 아픔을 씻겨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배우 이전에 체육 선생님이 꿈이었고 복싱도 프로선수 못지않게 진지하게 임했단다.
"저도 진해에서 나고 자랐고 체육 선생을 꿈꿨어요. 아버지도 중학교 때까지 아마추어 복싱 선수셨어요. 저도 복싱을 37세에 취미로 시작했는데 당시 관장이 '프로 테스트를 받아보실래요?'라고 말할 정도였죠. 하지만 그때는 부르면 어디든 가든 시절이라 촬영 때문에 테스트를 받지 못했어요. 시헌과 닮은 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에요. 시헌은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후배들과 함께 꿈을 이뤄가잖아요.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서 크게 공감했어요."
첫 주연작인 '카운트'는 진선규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제가 태어난 곳이 배경인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는 것 자체가 금의환향한 기분이에요. 그리고 제 인생에 있어서, 배우 인생에 있어서 서사를 이끌어가는 큰 임무를 맡은 것도 처음이니 뜻깊고 고맙죠. '범죄도시'가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었다면, '카운트'는 새로운 성장의 중요한 시작을 하게 한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다만 지금 주인공을 했다고 해서 계속 주인공만 할 건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역할의 크기가 아니라 작품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있느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