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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새 대표 ‘캐스팅보트’ 쥔 현대차, ‘반대 입장’ 굳혔다…내부선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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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3. 03. 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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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최근 KT 이사회에 '대주주 의견 반영' 메시지 전해
"특정 이익집단 위한 우호지분 아닌 사업 시너지 노린 투자"
KT 광화문 사옥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KT 광화문 사옥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KT의 2대 주주 현대차그룹이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 사장에 반대표를 던질지 관심이 쏠린다.

KT의 폐쇄적인 지배구조에 대해 정치권까지 나서 우려를 표하고 이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역시 윤 사장 후보 내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감지돼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KT 이사회에 "주요 경영 안건에는 대주주 의견도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이사회 결정이 현대차그룹 의견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반대'의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현대차 내부에선 미래차 시너지 확대를 위해 KT와 협력을 확대한 경영 결정이 특정 이해집단의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이용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강한 불만과 유감이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KT의 새 대표이사 후보 내정과 관련해 공식적으로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이 KT 새 대표이사 선정에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것은 현대차그룹이 국민연금에 이어 KT의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KT 주식 7.79%를 맞교환 형식으로 사들였다. KT와 미래차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KT가 현대차그룹과 이같은 주식 맞교환을 한 배경을 놓고 이사회에 유리한 우호 지분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포석을 깐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T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현재 KT 체제와 구현모 대표이사의 연임 등에 일찌감치 반대해 왔기 때문에,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주식 맞교환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KT는 지난해 현대차그룹 외에 신한금융지주와도 맞교환 형식으로 5.58% 지분을 넘겼다. 신한금융지주는 현대차그룹에 이은 3대 주주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교환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KT와 오랜 협력 관계를 지속해왔다. 2013년 블루링크를 비롯해 모빌리티 분야에서 통신위성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협력관계가 견고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국내 통신망 등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특정 경영진 등에 관계없이 모빌리티 사업을 위한 협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최근 KT이사회에 대표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과 관련해서는 대주주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주총에서 2대 주주인 현대차의 반대표 행사가능성도 커졌다.

윤 내정자는 지난 2019년부터 현대차그룹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으로 근무하다, 2021년 구현모 현 KT대표이사의 요청으로 KT에 복귀한 인사다. 사실상 구 대표 측근으로 분류된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KT의 지배구조가 특정 이익 집단에 집중된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아울러 윤 내정자는 구현모 회장과 함께 검찰 수사가 예정되기도 했다. 검찰은 구 대표가 자신의 친형이 운영하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2021년 7월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 윤 사장과 함께 관여했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당시 윤 사장은 현대차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현대차가 구 대표의 친형 회사를 거액에 인수한 지 두 달 뒤 윤 내정자는 KT에 복귀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에 메시지를 전한 것 자체가 사실상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현대차그룹이 KT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정치권의 압박을 고려할 때 정치권과 상반되는 입장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미래차 시너지 확대 목적의 단순 투자가 특정 이익 집단의 지배구조 유지에 악용될 소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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