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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상인 영업권 제한하는 규제는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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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4.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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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호정 서울대 교수
팬데믹 긴 터널의 끝에 이른 오늘, 온라인 쇼핑의 놀랍던 확장세가 다소 주춤해 보인다. 물리적 세계의 위험이 해소된 불황기가 되니 편리성을 위해 희생했던 경제적, 환경적 비용이 크게 느껴진다. 필요한 물건을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소비하고 싶은 욕구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대면접촉과 상호작용에서 오는 따뜻하고 실체적인 관계에 대한 사회적 필요도 높아지고 있다. 고령 인구와 1인 가구의 증가, 경쟁 사회에 대한 회의감이 그 배경이다. 이러한 소비 가치와 소비 행태의 변화는 근린형 쇼핑의 대표주자로서 SSM(Super Supermarket)이나 전통시장의 역할 부상을 기대하게 한다.

수퍼마켓은 오랫동안 주거지역 근린쇼핑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루하루 신선한 식재료와 다양한 생활용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지역 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이었다. 지역의 독립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소상인들은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물류와 소싱의 효율을 위한 협동조합 설립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혁신 기술과 규모 경제를 바탕으로 대형 유통 기업이 실현하는 가격 경쟁력과 쇼핑 편의성과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유통혁신을 경험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더욱 높아져 가고 있고, 엄격한 잣대는 오프라인 상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최근의 유통 환경을 고려할 때 수퍼마켓 소상인들이 가맹계약을 통해 유통기업과 협업하는 것은 대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이용하면서 지역밀착형 소매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된다. 2021년 기준으로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가 운영하는 전국 SSM 점포수는 약 1000개 정도로 그중 40%인 400여 곳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이다. 본부 자본비율이 50% 이하인 점포 비중도 총 SSM 점포 중에서 21%를 차지한다. 대기업 브랜드로 운영되지만 소상인 자영업자가 지분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운영하고 있는 실질적인 소상인 사업체이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많은 실증 연구들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모델이 영세한 소상공인의 영업 성과를 높이고 실패로 인한 퇴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왔다.

문제는 이러한 가맹형 SSM에 대해서도 대형할인점과 같은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들은 소상공인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의무휴일제, 영업시간 제한과 같은 대형유통점에 대한 규제에 대상이 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팬데믹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실시된 재난지원금 사업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과도하고 형평성에 어긋난 규제로 인한 소상인 가맹점주의 피해가 컸다.

2018년 농촌진흥청 가구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한 연구에서는 흥미롭게도 SSM의 진입은 대형마트에 대한 식료품 지출을 줄이는 대신 전통시장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바가 있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근거리 쇼핑의 효용이 높은 소비자 집단에서는 SSM과 전통시장이 유사한 소비 가치를 제공하여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할인점과 SSM의 역할이 다르며 이들에 대한 정책 적용은 각 업태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소매유통 시장에서 SSM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가맹사업의 확장을 통해 지역 중소상인과의 상생을 실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업을 희망하는 소상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물론 SSM 가맹사업 모델이 대형 유통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과 보여주기식 상생 사업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불공정 계약이나 과도한 통제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감독과 관리가 따라야 할 것이다. SSM 가맹사업이 소상인의 실질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의 수정과 유연한 적용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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