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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유지보수’ 체제 이대로 좋나]① 매년 느는 철도사고…“유지보수 담당 기관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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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04.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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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코레일 관리 철도서 사고 66건…3년째 증가
국토부, 국회 등 유지보수 이관 위한 행동 나서
코레일, 운영·유지 병행에 비용적 한계 충돌
"철도 개발계획 활발…안정적 관리 체계 갖춰야"
SRT 탈선사고
지난해 7월 1일 대전조차장역에서 발생한 SRT 열차 탈선 사고 현장 모습./연합뉴스
지난 2004년부터 20년 가까이 이어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철도시설 유지보수 독점 체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0년부터 매년 철도 안전사고가 늘어나면서 코레일의 유지보수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서다. 이에 업무 이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달아 나오면서 국토교통부는 연구용역에 착수하고, 국회에선 법안이 발의되는 등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19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철도 안전사고가 매년 늘어나면서 코레일의 철도시설 유지보수 독점 체제를 개편하고 관련 업무를 국가철도공단 등 타 기관에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철도안전정보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이 관리하는 철도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66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40건, 2021년 48건에 이어 증가세가 뚜렷하다. 같은 기간 사상자는 35명에서 32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59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7월 경의중앙선 중랑역에선 선로 배수로를 점검하던 직원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11월 초에는 경기 의왕 오봉역에서 시멘트 수송용 벌크화차 연결·분리작업을 하던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졌다. 또 바로 다음날에는 서울 영등포역에 진입하던 무궁화호가 텅레일 파손으로 인해 탈선해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코레일은 각종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으로 올해 1분기에만 역대 최대 수준인 37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선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 이관을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지난 3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발생한 대전조차장 수서고속철도(SRT) 탈선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철도 관제와 유지보수 등 안전체계를 근본부터 재검토하는 등 개선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말 유지보수·관제 업무를 국가철도공단으로 이관할 수 있는지 따져보기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에 이어 개편 의지를 재차 드러낸 셈이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인이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골자는 현재 법안에 기입된 '철로의 유지보수 업무는 코레일에 위탁한다'라는 문구를 삭제해 코레일의 철도 유지보수 독점 체제를 개편, 다른 기관도 해당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철도 유지보수 관리 실태 점검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맨 앞)이 지난 1월 17일 대전시에 위치한 대전조차장역을 찾아 철도시설 유지보수 관리 및 관제 수행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제공=국토부
코레일의 유지보수 독점 체제의 발단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철도 수송분담률 하락, 영업적자 증가 등 국영철도 체제가 한계에 봉착하자 철도 구조 개혁이 단행됐다. 이에 '철도청'이 사라지고 '국가철도공단'이 새로 출범하면서 열차 운영은 코레일이, 철로의 건설은 국가철도공단이 나눠 맡게 됐다. 그러나 본래 개혁 취지와 달리 열차 운영사인 코레일이 유지보수를 함께 맡아야 안전·효율이 높다는 명분 아래 철도 시설관리 업무 주체가 분리되는 등 불안정한 철도 관리 체계가 지속돼왔다.

이러한 불안정한 철도 체계는 비용적 한계에 부딪혔다. 코레일은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매년 약 1조원에 달하는 위탁비를 받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한다. 그러나 코레일은 인력 중심 구조로 이뤄져 수금액 중 약 76%를 인건비·경비로 지출해야 해서 시설 유지보수에 투입되는 비용은 24%에 그치고 있다.

유지보수 비용 부족은 시설 노후화로 이어졌다. 노후화로 인해 안전 'C등급' 이하를 받은 철도 시설은 약 54.7%에 달한다. C등급은 구조적으로 안전하지만 주요 부재에 경미한 결함 또는 보조 부재에 광범위한 결함으로 내구성·기능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업계에선 철도 유지보수가 열차 운행을 멈춰야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운행 수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코레일의 특성상 안전 관리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코레일의 유지보수 인력 1명당 맡은 선로 길이는 0.84㎞ 수준이다. 독일(1.34㎞)·스위스(1.6㎞)·네덜란드(2.2㎞)과 비교해 짧다. 작업 시간도 국토부의 선로 배분 지침상 야간 3시간 30분으로 규정됐다. 네덜란드(5시간), 프랑스·이탈리아(5시간 30분), 일본(6시간)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향후 철도 노선이 확대될 예정인 만큼 업무 이관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2021년 수립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 및 올해 착수하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 등을 통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SRT 등 철도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철도 노선이 확대될수록 유지보수를 위해 필요한 인력과 비용도 증가한다. 그러나 코레일은 2017년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부채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19조3182억원으로 2017년(14조506억원) 대비 37.5% 늘어났다. 비용적 한계가 명확한 만큼 향후 안전 관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각종 철도 노선이 확대되면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는데, 현재 코레일의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효율적인 안전 관리 능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또 최근 노조 내 회계 불투명 논란으로 정부도 적극적인 비용 투자를 꺼리는 만큼 신속하게 업무를 이관해 안정적인 유지보수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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