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단독] 현대차, ‘脫 러시아’ 계획 수립…현대모비스·위아는 ‘부품 공급’ 유지한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501010000058

글자크기

닫기

박완준 기자

승인 : 2023. 05. 01. 09:26

카자흐스탄 기업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매각
현대모비스·위아 등 협력사는 '부품 공급' 유지
clip20230429154608
현대자동차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장기간 중단된 러시아 공장의 사업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기업에 매각할 예정이다. 다만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던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협력업체는 철수하지 않고 유지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카자흐스탄 기업에 매각하기 위한 보고서를 내부적으로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공장 매각 후에도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협력업체는 현지에 남겨 카자흐스탄 기업의 자동차 생산을 위한 부품 조달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부품 협력업체는 현지에서 매각된 러시아 공장에 부품을 그대로 납품할 예정"이라며 "카자흐스탄 기업은 현대차의 자동차 생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현대차도 사업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상부상조 관계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전략은 카자흐스탄 기업이 만든 차량에 현대차그룹의 부품을 그대로 장착해 현지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의 장기간 가동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손실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인수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기업은 현대차 딜러사 중 한 곳으로, 자동차 생산 기술을 공유받는 대신 현대차가 원하는 시기에 공장을 다시 매각한다는 조건이 달려있다.

앞서 현대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지난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돼 현지인 근로자 약 2200여명이 유급 휴무 상태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 재개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23만대로, 2600명의 근로자가 현지 맞춤형 모델인 쏠라리스, 글로벌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크레타, 기아 리오 등을 생산했다. 2020년 제너럴모터스(GM)로 부터 매입한 인근 공장의 생산 규모와 합치면 33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업계는 현대차의 공장 매각에도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협력업체의 연쇄 타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차량용 모듈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현대위아도 중국 엔진 조립라인을 400억원 들여 러시아로 이전했지만, 가동이 중단돼 피해를 입었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현지 공장 가동 중단 1년 만에 투자금을 제외하고 약 6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의 주요 3사(현대차·기아·모비스)의 러시아 순이익은 5400억원 규모로, 다른 계열사의 손실까지 합할 경우 손실액은 6000억원을 가뿐히 넘겼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대차가 카자흐스탄 기업에게 공장을 성공적으로 매각할 시 러시아 공장은 즉시 재가동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협력업체의 부품을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투자한 생산시설이 모두 매몰 비용으로 바뀌는 부담을 줄인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협력사를 현지에 남기는 것은 러시아 시장 재진입을 위한 연계성을 남겨두는 것"이라며 "손실을 최소화하고, 러시아 시장 복귀 후 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현대차 측은 "러시아 공장에 대하여 다양한 처리 방안을 두고 검토를 진행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박완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