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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11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신냉전 개전 이후 EU 주요 국가들 정상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분위기는 달라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숄츠 총리는 미국의 기본 전략과는 달리 대중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천명하기도 했다. 미국에게는 상당한 충격을 주는 언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급기야 지난 3월 말에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방중에 나서 미국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1주일여 후인 4월 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동시에 방중, 시 주석과 3자 회동을 가진 나선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의 상징으로 불리는 친강(秦剛)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유럽을 순방하면서 미국의 앞마당을 공략하고 있다. 상당한 성과도 올린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파리에서 열린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중국은 우크라이나 분쟁의 조속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예정으로 있다"는 입장을 피력, 국제사회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동맹국들이 그득한 EU 내에서 중국이 마치 땅 짚고 헤엄치듯 휘젓고 다니는 것이 내심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집토끼를 지키기 위해 나름의 대책을 열심히 강구하고 있다. 경제협력 같은 구애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성과도 올리고 있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축 프로젝트에서 이탈리아가 빠지도록 집요하게 권유한 끝에 거의 승낙을 받아낸 것이 아마도 가장 큰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EU를 우군으로 만들기 위한 미중의 치열한 각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