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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김은중의 재발견, 韓축구 미래 밝힌 좋은 감독의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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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3. 06. 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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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 골잡이 넘어 젊은 지도자 반열 오른 김은중
무명 이승원 발탁하고 실리 축구로 이변 연출
한국 축구 미래 이끌어갈 지도자, 스스로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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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감독이 경기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세계 대회인 'U-20 월드컵'에서 4강이라는 큰 성과를 만들었다. /대한축구협회
2023 FIFA(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이승원(20·강원)이 대회 '브론즈볼'을 받으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3골·4도움을 기록한 이승원은 앞서 2019년 폴란드 대회 때 2골·4도움으로 골든볼을 수상한 '준우승 주역' 이강인(22·마요르카)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지금은 이강인에 비견되는 이승원이지만 그는 김은중(44) 감독의 부름을 받기 전 이름 없는 축구선수였다. 이승원은 고등학교 때까지 연령별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초 단국대에 입학한 이승원은 김 감독 눈에 들며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무명의 이승원을 발견하고 중용한 사례는 '좋은 지도자' 김 감독의 스타일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김은중호는 스타플레이어 부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대회 경험 부족 등을 안고 힘겹게 출발했다. 4년 전에 비해 주목받는 선수가 없어 이른바 '골짜기 세대'로 평가 절하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김은중 감독은 어린 새싹들을 하나로 묶어 위대한 팀으로 만들어냈다. 16강 진출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딛고 4강 신화를 재현한 데는 타고난 리더인 김 감독의 역할이 상당했다. 꼼꼼하고 성실한 그의 기질이 월드컵 준비 기간 내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됐다.

한때 프로축구에서 이동국(44)과 쌍벽을 이루는 골잡이였던 김 감독은 2014년 현역 은퇴 후 벨기에의 AFC 튀비즈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김봉길 감독의 부름으로 U-23 대표팀 코치로 합류해 2021년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 2020 도쿄 올림픽 8강 등 굵직한 족적을 함께 하며 실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U-20 대표팀 감독에는 2021년 12월 선임됐다. 당시 김판곤 대표팀전력강화위원장은 "빠른 공격 전개, 강한 전방 압박 등 적극적인 수비 전술이 우리 축구 철학과 부합한다"며 "바르고 합리적인 성품, 참신한 이미지, 젊은 선수와 원만한 소통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는데 제대로 본 평가였다.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불과 1년 6개월 남짓 동안 그는 부지런히 현장을 찾아다녔다. 옥석을 찾기 위해서다. 1년 가까이 대학 대회나 리그는 기본이고 프로 B팀이 출전하는 K4 경기까지 체크하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 축구 관계자 등에게도 발품을 팔아 월드컵 출전이 가능한 연령대 선수 중 괜찮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애썼다.

전술적으로는 '실리 축구'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철저하게 실리 위주로 팀을 운영한 결과 프랑스 등 강호들을 상대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그는 다양한 전형 변화와 세트피스 전술을 보여주기도 했고 또 적시적소에 교체 카드를 활용해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줄 알았다.

소통도 김 감독의 리더십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팀 규율과 단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마냥 편하게 자율을 보장하지는 않고 팀 내에서 지켜야 할 리스트를 제시하고 선수단이 분위기를 흐리지 않도록 '원 팀'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가 얻은 가장 값진 수확 중 하나는 젊은 토종 지도자 김은중의 재발견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이번 대회까지다. 4강 신화를 일궈내며 스스로 한국 축구의 미래 지도자로 우뚝 선 김 감독의 다음 도전에 축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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