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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보면 마치 현대판 전국시대가 다시 열린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국제질서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국제관계는 계속 요동치고 변화할 것이 확실하다.
이런 상황은 반도국이자 분단 국가인 한국에게는 중대한 생존의 도전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작금의 요동치는 국제 관계는 한국의 경제와 안보, 그리고 생존을 위협한다. 최근 현 정부가 외교 정보를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외교 정보단'을 외교부에 설치한 것도 국제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이 조직이 대통령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지는 의문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비슷한 이유로 청와대에 국정상황실을 만드는 일을 했던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외교 정보단이 아직 제 기능을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등 일련의 흐름을 보면 한국 외교가 중국에서 패싱당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19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말할 것도 없고 왕이(王毅)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친강(秦剛)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을 만났다. 이 회동에서 미중 양국은 고위급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및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한 '충돌 방지'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대화도 이어가기로 했다. 미중 관계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 등도 중국을 방문했다.
내년 대선을 1년 5개월여 남겨둔 현재의 이같은 흐름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정책을 부분적으로 조정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행한 발언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화)'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제 대중 포위 압박에서 경쟁과 협력의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인 것이다.
일본의 생각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독일과 프랑스가 중국 시장에서 이익을 챙기는 마당에 일본만 소외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얘기했다. 한국이 북한과 대화의 문을 닫았는데 정작 일본은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더 나아가 중일 정상회담도 추진한다는 구상으로 있다.
이런 상황에 한국은 주한 중국 대사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까지 나서 중국을 공격했다. 여당 대표는 중국 국적 영주권자의 투표권 제한을 얘기하고 있다. 다들 중국과의 관계를 풀어가는 마당에 한국만 갈등 속에 빠져 있다. 이로 인해 중국과의 경제 및 인적 교류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외교는 이익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가치와 이념을 내세워 이익을 포기하는 것은 외교가 아니다. 2300여년 전 중국의 사상가들은 이익을 위한 합종연횡의 외교 개념을 만들어냈다. 지금 한국의 외교에는 역사의 교훈도 국가의 이익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 외교가 중국 무대에서 제 역할을 해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이 칼럼은 개인적 의견으로 반론도 수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