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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중국시장 ‘새 판’ 짠다…고급화·전동화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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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3. 07. 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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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중국 사업의 새 판을 짜고 있다. 현지 사업 구조를 재편해 효율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품질경영'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20여년 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야심차게 진출한 이후 사업장을 꾸준히 늘렸다. 그러나 2017년 사드(THAAD) 사태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 이후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 현지 공장 5곳 중 3곳을 닫기로 했고, 기아도 3곳 중 2곳만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도 최근 베이징 법인 매각 절차에 도입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고성능·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늘리는 한편, 현대모비스도 고성능 제품 경쟁력으로 연구개발을 확대하면서 수주를 늘려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중국 생산법인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드 사태 이후 실적 부진이 심화되면서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베이징현대'는 영업손실이 8212억원에 달했고, '위에다 기아'는 5518억에 달하는 손실을 낸 바 있다.

이에 현대차는 최근 IR에서 중국 생산을 과감히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존 5개 공장 중 이미 베이징 1공장은 매각을 마쳤고, 창처우와 충칭 공장도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남은 2개 공장에서도 생산을 줄이고, 현지 판매 제품도 기존 13종에서 8종으로 축소해 효율화를 택했다.

기아는 이미 3개 공장 중 1곳은 현지 기업에 임대를 줬고, 나머지 2개 공장만 가동하는 상황이다.

완성차 공장 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도 중국 사업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급기야 현대제철은 누적 손실 1000억원을 넘긴 베이징 법인을 매각하기로 했다. 중국산 철강재에 가격 경쟁력이 밀린 측면도 있지만, 주로 현지에서 현대차·기아에 자동차 강판을 납품해왔던 만큼 그룹차원의 부진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판매 5위에 등극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중국시장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변화가 빠른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을 놓치면 세계 시장에서도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우선 브랜드 이미지를 고성능·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N브랜드 차량을 중국에 본격적으로 출시키로 했다. 고성능 차량을 앞세워 '고급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아이오닉 5N 출시도 예정하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내세웠다. 현지 전략 모델로 내세웠던 EV5를 시작으로 소형 전기 SUV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으로, 매년 1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쌓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전동화 전환 선언 이후 위에다 기아의 실적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반조립 제품을 포함한 누적 수출이 26만723대로, 전년대비 56% 급증하면서다.

현대모비스는 당장의 현지 법인을 재편하기보단 '제품력'으로 현지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상품기획부터 개발과 수주, 양산까지 현지에서 가능한 만큼 신기술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현대모비스는 1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고급화·전동화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실적 회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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