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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채수근 상병 순직 해병대 조사보고서 경찰 이첩 불발 국방부 윗선 개입” 주장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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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3. 08.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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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확인되면 '보이지 않는 손' 수사 개입 또는 가이드라인 제시로 파장 예상
비 오는 날 거행되는 안장식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달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고 있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연합뉴스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해온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보고서 경찰 이첩이 당초 계획과 달라진 것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보다 윗선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보이지 않는 손'이 개별 사건 수사에 개입했거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6일 사건에 정통한 군 관계자에 따르면 전 해병대 수사단장 A 대령은 지난달 28일 오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고, 다음주 초에 조사결과를 관할경찰로 넘기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이날 오후 전북 남원 소재 채 상병 할아버지 집을 방문해 유족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또 30일 오전에는 김 사령관과 함께 충남 계룡 해군본부에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에게 조사결과를 보고했고, 이날 오후에는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이 장관에게도 같은 내용을 대면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이 장관은 사단장에 대한 처벌 여부를 묻긴 했지만 이견 없이 보고서에 서명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사이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는 31일 오후 2시에 관련 설명을 하겠다는 해병대의 공지가 전달됐다. 하지만 설명을 1시간여 앞둔 31일 오후 1시쯤 해병대는 아무런 이유 설명 없이 조사결과 설명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브리퍼로 예정됐던 A 대령은 이날 오전 이미 설명을 위해 국방부 인근으로 이동해 있었지만 김 사령관 등으로부터 언론 브리핑 취소 소식을 듣고 부대로 복귀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30일 장관 보고 후 해병대사령부로 복귀한 A 대령에게 국가안보실 관계자가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를 통해 수사결과보고서를 보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A대령은 '수사중인 사안이라 안된다'고 거절했고 잠시 후 김 사령관이 전화로 다음날(31일) 있을 언론브리핑자료를 보내라고 해 수사단 실무자를 통해 안보실 관계자에게 언론브리핑자료를 보냈다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또 이 관계자는 "31일 오전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1사단 익사사고 조사결과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경찰에 이첩할 예정'이라는 보고가 있었고, 이후 윗선 누군가가 이 장관에게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지적을 했다는 이야기를 군 고위인사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31일 오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A 대령에게 전화를 해 '경찰에 이첩하는 사건서류를 보내라. 혐의자와 혐의내용을 다 빼라. 업무상과실치사혐의 제목을 빼라'고 주문했고, A 대령은 '이미 수사결과를 유가족들에게 설명했고, 사단장 등 8명이 채 상병 사망에 과실이 있다고 판단돼 수사주체인 경찰에게 그대로 인계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결국 A 대령은 이달 2일 조사보고서를 수정 없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고, 국방부 검찰단은 곧바로 이첩된 조사보고서를 회수하는 한편 항명 혐의로 A 대령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해병대사령관도 2일 A 대령을 보직해임했다. A 대령이 국방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기고 경찰에 사건보고서를 이첩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A대령 측은 이 장관이 결재한 보고서를 이첩한 건 항명에 해당하지 않는 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이 직접 결제한 보고서 외에 이와 관련한 어떤 명령도 문서로 존재하지 않다는 이유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 검찰단은 3일 A 대령의 휴대전화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3일과 4일 A대령을 조사하는 등 일사천리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4일에는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도 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윗선의 말 한마디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가이드라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국방부 장관이 서명까지 한 조사보고서의 수정과 경찰 이첩을 막은 걸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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