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맥을 못춘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성적에 대한 간절함과 통하는 선수들의 투지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한마디로 투혼이 없다는 말이 된다. 설렁설렁한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이는 한국이 대회 참가국 중에서 동메달 수가 가장 많은 국가로 등극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 하나만 봐도 좋다. 선수들이 하나 같이 적당히 하다 말았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한때 메달밭이었던 종목들의 처첨한 몰락 역시 거론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태권도, 복싱, 유도, 레슬링 사격 등을 꼽을 수 있다. 거의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이들 종목에서는 완전히 동남아 국가들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대부분 프로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이 출전한 구기 종목의 몰락은 창피함을 넘어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고 해도 좋다. 완전 우물안 개구리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그나마 소득이라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축구 선수 출신의 베이징 시민 왕비쥔(王畢俊) 씨가 "한국의 구기 종목들은 거의 대부분 프로화가 됐다고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보니 진짜 프로 선수들이 참가했는지 의심이 들더라. 여자 배구에서 베트남에 지는 게 말이 되나?"라면서 기가 막혀 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이번 대회의 실패를 반성의 계기로 삼아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면 전화위복의 대반전을 이룰 수는 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은 내년 더욱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채 울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