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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토법고로와 ‘대형마트 의무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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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3. 10.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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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법고로(土法高爐).

전통기술(토법)로 만든 작은 용광로(고로)에서 '농민이 강철을 직접 생산하자'는 중국 마오쩌둥 시절 대약진 운동 중 하나다.

최신 용광로를 사들여 '산업의 쌀'인 철강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니, 인해전술로 미국과 소련(現 러시아)을 따라잡으려는 중국 정부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이 운동에 동원된 농민은 자그마치 9000만 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 때문에 멀쩡한 각종 농기구와 트랙터 같은 농기계들까지 토법고로에 처박혔다. 정부의 눈치를 살피며 농민들은 본업인 농사를 제쳐둔 채 철강 생산에만 매달렸고, 이는 자연히 식량 부족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졌다. 더욱이 대장장이도 아닌 농민들이 억지로 철강을 생산하다 보니, 이들이 만든 결과물은 '철'이라고 할 수 없는 폐품 덩어리였다.

철강 생산량을 늘려 최신 농기구를 보급하려던 토법고로 운동이 '생산을 위한 생산'으로 변질되며, 위정자들의 계산과는 정반대로 흘러간 셈이다.

이처럼 토법고로는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정(失政)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도 수많은 토법고로가 존재한다.

대형마트 규제가 대표적이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 SSM(기업형슈퍼마켓)은 월 2회 공휴일 휴업 의무화 및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 제한 등의 규제에 묶여있다. 이들은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의무 휴업일이나 영업제한 시간에는 점포 배송이 금지돼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이 시행된 지 12년이 지난 지금 각 시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본래 목적인 소상공인 상생 및 전통시장 활성화에 효과가 없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나온 폐지 및 개정 목소리에도 정부와 관련부처는 대답을 회피 중이다.

당초 대형마트의 존재로 전통시장이 설자리를 잃었다고 바라본 시각 자체가 무리수는 아니었을는지.

시간이 지났다. 코로나19가 휩쓸었고, 그때는 없었던 대형 이커머스 업체가 생겼다. 세상은 다양화되고 있는데 흑백논리는 여전하다. 엉뚱한 규제로 인한 피해는 막아야 한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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