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2일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한달 간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이 전망이 공연한 호들갑만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관영 매체들의 31일 보도를 종합하면 전년 대비 6%나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출시 첫날 중국 전역의 애플 매장이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면서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됐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상당히 충격적인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최근 들어 최악이라고 해도 좋을 이 실적은 중국 정부가 지난 9월 초 공무원들에게 하달한 업무 중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더불어 자국의 대표적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화웨이(華爲)에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미국의 조치에 뿔난 중국인들이 애국주의 소비에 적극 나선 것도 나름 꽤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아이폰15가 고전하는 것과는 달리 화웨이가 지난 8월 출시한 '메이트60 프로'는 대단한 선전을 하고 있다. 출시 한달 만에 전작의 두배에 달하는 15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베이징의 ICT 평론가 저우닝(周寧) 씨가 "아이폰15와 메이트60 프로는 성능 면에서 확연하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닌 것 같다.
중국 당국이 최근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푸스캉富士康·훙하이鴻海정밀)의 광둥(廣東), 장쑤(江蘇), 허난(河南)성 등 소재 지사들에 대해 세무 및 토지 사용 조사를 실시한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그동안 폭스콘을 탈탈 털 정도로 내사를 벌인 끝에 애플 죽이기 성과와 연계될 모종의 꼬투리를 잡았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폭스콘이 강력 반발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애플에게 아이폰의 생산 허브이자 미국에 이은 G2 시장인 중국은 중요하다. 가능하면 중국 내 생산과 판매에 계속 신경을 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의 때리기가 계속될 경우 '차이나 엑소더스'라는 카드를 빼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애플에 대한 압박이 중국으로서는 최악의 자충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이 조만간 적당한 선에서 애플에게 숨을 쉴 여지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