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책까지 등장할 정도로 심각
디플레이션 상황 볼때 향후 지속 가능성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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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정적 변수가 있다. 그게 다름 아닌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상당히 심각하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경제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심지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인플레이션)이 도래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정도인지는 천정부지로 오르던 주택과 돼지고기 가격의 바닥 모를 추락이 잘 말해준다. 우선 주택 가격이 정말 예사롭지 않다. 화샤르바오(華夏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베이징, 상하이(上海)시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최소 평균 10% 전후는 하락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연히 반토막까지 난 최악의 경우들도 상당히 있다고 해야 한다.
분위기가 이처럼 예사롭지 않자 기가 막힌 고육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주택이 거래될 경우 매입자나 부동산 중개인에게 고급 승용차 아우디나 아이폰 3대를 경품으로 제공하겠다고 읍소한 케이스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주셴차오(酒仙橋)의 한 아파트 소유주가 급전이 필요하다면서 진짜 진지하게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주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돼지고기 가격의 폭락 역시 거론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평균 20% 전후 하락했다는 것이 매체들의 전언이다. 당분간 올라갈 가능성도 별로 없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望京)의 한 정육점 사장인 천융구이(陳永貴) 씨는 "우리 중국인들은 돼지고기를 너무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양돈 농가가 너무 많다. 전 세계에서 사육되는 돼지 절반이 중국에 있다. 기가 막힌다. 가격이 안 내리면 이상하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천 씨의 말이 크게 틀린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 가격의 폭락은 최근의 디플레이션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과는 완전히 판이한 물가 하락 국면이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중국 경제는 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부동산 시장의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크게 나쁘다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무디스가 최근 중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듯 향후 전망은 좋다고 할 수 없다. 디플레이션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야 한다. 중국 경제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