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기아 등 52주 신고가 기록
이차전지주, 실적 성장 기대 저하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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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테마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CJ씨푸드·크라운제과·빙그레 등 식료품주들이 대표적이다.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고,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한 K-푸드 수혜에 관심이 쏠린 영향이다. 동해안에 자원 매장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한국가스공사 등 가스주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 또한 모두 최근 신고가를 달성했다.
반면 이차전지주들은 외면받고 있다. 수요 정체가 계속되면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고, 이는 투자 매력의 저하로 이어졌다. 얼마 전에는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매도' 리포트까지 발간됐다. 여전히 고평가된 측면이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일 코스콤 단말기인 체크 엑스퍼트(CHECK Expert)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코스피 상장사들이 52주 신고가를 달성한 평균 횟수는 20.8번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같은 기간 평균(18.6번) 대비 11.8% 늘어난 수준이다.
이달 들어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들은 반도체·자동차·방산 관련 업종 기업이다. 이들 모두 수출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반도체주에서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자동차주에서는 현대차·기아, 방산주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한화시스템 등이 최고점을 찍었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오른 데는 수출 회복세에 따른 펀더멘털 개선 기대가 커진 영향이 크다. 앞서 올해 1분기 국내 수출액은 1637억 달러(약 22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수출 증가 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선 2분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9%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수출 종목 위주의 강세가 뚜렷하다"며 "아직 밸류에이션 상승여력이 많고, 수출 모멘텀의 지속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테마주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심에 식료품주들이 있는데, 이달 들어 식료품 테마로 분류되는 종목 중 신고가를 달성한 기업은 CJ씨푸드·크라운제과·빙그레 등을 비롯해 총 22곳으로 집계됐다. 식료품주가 테마주로 부상하기까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역할이 컸다.
해당 제품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또 경북 포항 영일만에 석유·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한국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 등도 일제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이차전지주는 웃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부진이 여전히 주가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배터리 수출액은 19억7000만 달러(2조7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었다. 이차전지 대장주로 불리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가도 올해 초(1월 2일) 대비 각각 26.3%, 33.7%, 48.6% 떨어진 상태다. 그밖에 이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20.8%), 포스코퓨처엠(-26%) 등도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자, 증권가에선 매도 리포트까지 냈다.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북미·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과 양극재 판가 하락, 해외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 등으로 조정된 중장기 실적 전망치를 고려할 때,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26.1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차전지주의 반등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차전지 테마의 실적 개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시장 추정치 기준, 국내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리사이클링 등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구성 종목들의 직전 4분기 합산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3분기쯤 저점을 형성한 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