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높아진 투자자 기대에 못미쳐
1분기 말 CET1 비율 개선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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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KB금융의 주가가 다시 밸류업 수혜를 누리기 위해선 경쟁사를 압도하는 CET1 비율과 주주환원 규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하반기 추가 주주환원 규모가 중요한 만큼, 1분기 말 기준 13.6% 이상의 CET1 비율을 달성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의 종가는 전일 대비 0.12% 내린 8만1800원을 기록했다. 올해 8만3400원으로 시작했던 KB금융 주가는 1월 31일 9만17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초 KB금융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내놓은 CET1 비율과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커진 투자자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신한금융(1.6%), 하나금융(9.2%), 우리금융(10.5%)과 비교하면 KB금융이 유일하게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1.9%)했다.
KB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 규모는 업계 1위다. 현금배당 1조2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8200억원으로 총 2조200억원 규모다. 주주환원율은 39.8%로 신한금융(39.6%), 하나금융(37.8%), 우리금융(33%)을 모두 앞섰다.
문제는 작년 말 기준 CET1 비율이 13.53%로 9월 말(13.85%)보다 0.32%포인트 하락했다는 데 있다. 올해 주주환원 규모는 CET1 비율 13% 초과분인 0.53% 수준, 1조7600억원 이상이다. 경쟁 금융그룹과 비교해 최고 수준이지만, 당초 CET1 비율 14% 돌파를 기대했던 투자자들 눈에는 주주환원 규모가 부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1분기 말 CET1 비율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CET1 비율이 개선되면 하반기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투자자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KB금융이 2분기 말 CET1 비율 13.7~13.8%를 기록할 경우, 하반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연간 주주환원율은 45%를 기록하게 되는데,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치다.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해 올 1분기 말 CET1 비율 13.6%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타사 대비 높은 자본비율이 안정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주가 상승 수혜를 누렸다"며 "다시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1분기 CET1 비율 개선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KB금융도 CET1 비율 개선을 위한 RWA 관리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주력 계열사 국민은행은 RWA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2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87조499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평균 증가율 0.86%에 절반에도 못미친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을 할 것이란 의지는 명확하다"며 "밸류업 방안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