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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쇼베 동굴의 벽화에는 10살 난 소년과 개가 함께 남긴 발자국이 발견됐다. 또 개를 위한 장례 의식의 흔적도 존재한다. 인간이 개를 단순한 사냥 도구가 아닌 동반자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상상력이 자라났고, 철학과 문명의 태동을 이끌었다. 개와 인간의 관계는 단순한 애완의 개념을 넘어 문명의 발전을 함께한 공존의 역사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개를 식용하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 다행히도 개 식용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27년 2월 7일부터는 개를 식품으로 조리·가공해 유통하는 것이 전면 금지된다. 세계적으로도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경제 10위권 국가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인권과 동물권을 함께 고려하는 생명 존중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는 다시 한 번 단절과 불안 속에 놓였다. 개인주의와 경쟁이 심화되며, 극단적 영상 콘텐츠가 유행하고, 젊은 세대는 마약과 가상 현실 속에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어른들조차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가 더 중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최근 조계종에서는 선명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경쟁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명상은 내면의 평화를 찾고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행법이 되고 있다. 선명상은 종교를 초월하여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수행법으로, 마음을 고요히 하고 본래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이와 함께, 미앤펫 캠페인과 선명상을 연결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 미앤펫 캠페인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명상과 체험을 통해 생명 존중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운동이다. 미앤펫은 특정 종교나 사상을 넘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려는 운동이다. 이는 선명상이 종교의 경계를 초월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최근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남양주 봉선사에서 열린 '절로가개' 선명상축제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축제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마음챙김 걷기 명상, 반려견 전문가의 강의, 반려견을 위한 식물성 간식 만들기, 힐링 펫타로, 동물 보호 캠페인 등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번 축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명상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양평의 한 수목원에서는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며, 생명 존중과 공존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반려동물과 인간이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며 교감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생명 존중의 의미를배우게 된다. 개는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삶을 나누는 동반자이며, 이러한 관계를 통해 우리는 더욱 깊은 연민과 자비를 배운다.
불교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조심스럽게 동참하면 좋겠다. 불교는 본래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공존 속에서 진정한 수행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제는 반려동물과 함께 수행하는 문화를 고민할 때다. 사찰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명상을 하고, 그들을 위한 축복 기도를 올리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불자들이 생명 존중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수행과 교육을 확장해 나가는 방법도 고민할 만하다.
오늘날 우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문화를 단순한 애완의 개념을 넘어, 생명을 존중하는 수행과 문화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문화의 방향이며, 생명 존중이야말로 5차 산업 시대를 이끌어 갈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