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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현대제철 노사, 극적 타협 다음은… 또 임단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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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4. 17. 16:27

2024 임단협 8개월 장정 끝 마무리
'안전사고 예방' 노사 공동결의문 채택
2025 임단협 준비 분주…소통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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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현대제철 노사의 2024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8개월의 장정 끝에 최근 마무리됐습니다. 강대강으로 치달았던 대립을 잠시 뒤로한 채, 노사가 각자 한 발씩 양보해 합의를 도출했다는 후문입니다.

회사는 반복되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어떻게든 막아야 했고, 노조도 임금 인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순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사측과 노조,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도 지친 기색이 역력할 만큼 소모전이 길었습니다. 한 목소리로 "현대제철 노조 역사상 가장 격렬한 갈등이었다"고 토로하는 걸 보면 현장의 관계자들이 어떤 고초를 겪어왔을지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사는 숨 돌릴 틈 없이 2025년 임단협을 준비해야 합니다. 심지어 '이미 많이 늦어져 서둘러야 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깊어진 감정의 골을 메우고 새롭게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과제를 안았습니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최근 합의안에 대한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찬성은 약 55%로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었다"고 귀띔했는데요. 앞선 임단협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모두 해소된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남아있는 갈등의 불씨 중 하나는 역시 처우 문제입니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해외보다는 국내 설비 투자에 힘써 실적을 개선하고 근로자들의 안전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해외 투자는 생존을 위한 선택입니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글로벌 친환경 규제라는 무역장벽 틈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해외에 생산기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에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약 8조원을 들여 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고, 업계에선 자회사 매각설이 돌 만큼 실탄 확보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사업구조 강화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회사가 살아야 직원도 산다는 절박한 노력"이라면서 "해외 투자로 국내 직원 처우에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런 노력에 직원들이 공감하고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다행히 앞선 임단협이 마무리된 이후 노사간엔 해빙 분위기가 조금씩 싹 트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안전사고 예방과 적극적인 안전활동 참여'를 위한 노사 공동결의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당진제철소에서 시작된 이 행사는 국내 전 사업장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의 목표는 안전 활동에 대한 협력관계 구축과 100년 제철소의 구현입니다. 노조의 핵심 요구 중 하나인 '안전'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사측의 사인이기도 합니다. 이제 화해의 첫 발을 뗐으니 남은 건 소통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오는 2025년 임단협에서도 이런 화합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갈등을 딛고 더 성숙해질 현대제철의 노사관계를 기대해봅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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