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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웡 총리는 전날 싱가포르기술디자인대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양국 간의 무역을 사실상 중단시킬 것"이라며 "그 고통은 그들은 물론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느낄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90일 간 중국 외 상호 관세 대상국들에 90일간의 유예기간을 줬지만 미국이 여전히 10%의 기본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를 계획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무역 전쟁이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분리를 가속화하고, 세계 경제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두 개의 분리된 생태계로 재편하고 있다고 짚었다.
싱가포르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시 10%의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49%의 캄보디아, 46%의 베트남 등 주변국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관세율이지만 소규모 개방경제와 무역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는 이를 매우 큰 타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싱가포르 당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범위를 기존 1∼3%에서 0∼2%로 하향 조정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 역시 지난 14일 올해 두 번째로 통화 정책 완화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싱가포르는 다음달 3일 총선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리셴룽 전 총리로부터 총리직을 이어받은 웡 총리가 첫번째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웡 총리는 조기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을 요청했던 지난 15일 "지난 수십 년 싱가포르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국제적인 조건이 더는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국가를 이끌 새 팀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싱가포르 정부는 16일 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대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기업과 노동자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