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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금융당국 다시 제동에도…한화그룹의 ‘방산 강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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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4. 20. 15:11

[사진1]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이글스 경기를 찾은 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찾은 김승연 회장의 모습./한화그룹
통상 압박과 대외 불확실성에도 굳건한 K-방산업, 특히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한화그룹은 기회를 잡고 11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투자자 의혹과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과 그의 세 아들들은 직접 의혹 해소에 앞장서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칠 수 없다는 '절실함'이 읽힙니다.

2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지난 17일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확정했습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오너일가는 제3자배정 증자에 참여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에서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빠르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1조3000억원 규모의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했고,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추진하자 아들들의 회사 지원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습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는 매각 대금을 다시 투입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상황입니다.

유상증자 계획 수정에 앞서서 김승연 회장은 아들들에게 선제적으로 지분을 증여하며 승계를 마무리했습니다. 김 회장은 그간 직접 대규모 인수합병들을 주도하며 회사를 확장시켰습니다. 이번 투자 기회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경영 안정성과 의혹 해소를 동시에 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규모는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지주사인 ㈜한화 또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책임을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금융감독원은 구체적 자금 활용처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1일 1차 발행가액을 산정하고 6월 말까지는 증자를 완료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증권신고서가 확정돼야 발행가액 산정과 신주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 순연은 불가피합니다. 특히 방산업 특성상 군사 기밀 등을 이유로 투자 계획 공개가 제한된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간 2조원가량의 현금흐름을 창출하지만, 업의 특성상 선수금 중심의 매출 구조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차입 대신 증자를 선택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군사력 강화와 무기 첨단화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무역 장벽 대응을 위한 현지 투자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오너일가의 승계와 연관된 의사결정이 연이어 이뤄지며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다만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유상증자를 빠르게 결단한 배경에는 방산 투자에 대한 절실함이 깔려있습니다. 최근 한 대선후보가 '방산 4대 강국' 도약을 선언하는 등 정치권도 투자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또한 산업 관점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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