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데이터 수요도 적극 활용…'데이터센터' 건립 사업 '조준'
“미래 도약 위해 본원 경쟁력 강화할 때…운영 체계 한 단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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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3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로 복귀한 정경구 사장의 전략으로 읽힌다. 어느 때보다 침체한 건설경기로 인해 역성장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회사의 장점으로 꼽히는 시장 개척 역량을 '본원 경쟁력' 삼아 위기를 넘어서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AI·데이터 사업 확대를 올해 사업 목표로 세우고 기술 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같은 HDC그룹이자 친환경 빌딩 솔루션·홈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HDC랩스 그리고 현대엘리베이터와 신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삼자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들과 함께 'AI 활용 승강기 운영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국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고층 상업용 빌딩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엘리베이터 산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가 엘리베이터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첫 적용은 서울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다. 개발사업을 통한 아파트, 빌딩을 짓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개발 역량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목표로 분석된다.
오는 6월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글로벌 호텔 '파크하얏트(Park Hyatt)' 유치를 추진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재개발 사업지에는 조합 등 사업 주체가 원하는 신축 아파트·상업시설이 주로 들어서곤 한다. 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새로운 차원의 개발 역량을 전면1구역에 도입하겠다는 목표로, 글로벌 호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파크하얏트를 이곳에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조합 측에 전했다.
이 같은 프로젝트 중심의 개발 역량 강화에 HDC현대산업개발이 힘을 주는 배경에는 정경구 대표의 복귀가 꼽힌다.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통' 답게 그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개발사업 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연초부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008년 HDC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한 정 대표는 2020년 회사 대표이사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르며 수장을 맡은 바 있다. 이후 2년 뒤인 2022년 HDC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지난해 말 그룹 인사를 통해 3년 만에 다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로 복귀했다.
정 대표가 복귀와 함께 4차 산업 시대에 맞춘 회사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는 또 하나의 분야는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2년 3월 정관상 사업 목적에 '데이터센터 업'을 추가한 바 있다. 다만 그간 건설 경기·부동산 시장 상황 악화에 사업 추진이 멈춰있었다. 클라우드·AI 서비스 등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 대표의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를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의 초석으로 삼고 발을 내디딜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연내 데이터센터 건립 입지를 선정하고 관련 인허가를 진행한 후 내년 이후부터는 착공과 동시에 본격적인 사업 구도를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정경구 대표는 "올해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는 해"라며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시점으로 프로젝트 중심의 효율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유기적 협업이 가능한 체계로 회사 운영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