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급망 확보·포스코 북미 시장 교두보 확보 '윈윈'
|
이번 합작은 글로벌 시장 장악을 위해 기업의 모든 역량을 모으는 '원팀 전략'이 국내 철강 1·2위(포스코, 현대제철) 경쟁 기업끼리도 가능하다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글로벌 탑티어를 향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에 이번 동맹이 성사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두 그룹은 이날 업무 협약을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합작투자를 비롯해, 차세대 소재 개발, 탄소저감 철강 생산을 위한 효과적인 탄소 중립 전환 등에 공동 대응한다.
이번 협약 체결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완성차 시장의 글로벌 톱3 메이커로서 맞춤형 고급소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한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루이지애나 제철소 지분 투자를 통해 지난 10여년간 보호무역 장벽으로 접근이 제한됐던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새로 확보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미래 모빌리티용 강재와 이차전지소재의 공급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합작은 제철소 건설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현대차그룹과 트럼프 행정부의 25%의 철강 관세를 피하기 위해 북미 생산 거점 마련이 절실한 포스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오는 2029년 연간 270만t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루이지애나 제철소에는 총 58억달러(약 8조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멕시코에서 자동차강판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이 오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탑2를 목표로 세운 만큼 이차전지소재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포스코그룹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이후의 글로벌 전기차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포스코그룹의 리튬부터 양·음극재 등 이차전지소재 사업 경쟁력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을 시너지로 공급망 구축과 차세대 소재개발 분야 등에서 양사가 지속가능한 협업점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력과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과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을 융합해 공급망 구축과 차세대 소재 개발 분야 등에서 협업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두 그룹의 협업 논의는 지난해부터 추진됐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 이후 해외 고성장, 고수익 시장에서의 철강사업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중점 추진해온 '완결형 현지화 전략'과 이차전지소재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캐즘 이후를 대비하자는 전략을 다방면으로 모색했다는 설명이다.
두 그룹이 그간 사업으로 돈독한 신뢰관계를 쌓은 것도 이번 협업으로 이어진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의 제철소 합작에 대해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방법은 현지 투자인데,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각 분야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끼리 연대해서 시너지를 내고 관세 파고도 극복한다는 좋은 방안을 찾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