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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GOTY’ 언급되는 ‘33 원정대’...“상실과 슬픔 속에서 희망 잃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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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4. 30. 12:26

샌드폴 인터랙티브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개발진 서면 인터뷰
33 원정대 개발진. /스마일게이트
프랑스의 신생 게임 개발사 데뷔작이 세상을 놀라게했다.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개발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이하 33 원정대)'가 출시 직후 전 세계 게이머들과 평론가들로부터 극찬 받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33 원정대는 특유의 심도 깊은 스토리, 아름다운 아트워크, 개성있고 박진감 넘치는 턴제 전투 등으로 호평 받았다. 오픈크리틱과 메타크리틱에서 90점이 넘는 점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스팀에서 92% 유저들이 긍정 평가를 남겨 '매우 긍정적'이라는 지표를 얻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GOTY 후보라는 언급도 나오고 있다. 

출시 3일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상업적으로도 흥행했다. 유저들의 관심도 뜨겁다. 어떻게 이런 게임이 나올 수 있었는지, 33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어떤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는지 등 많은 의문을 해소해주기 위해 33원정대 개발진이 나섰다. 

게임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개발 배경 등을 듣기 위해 33 원정대 개발진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스마일게이트


- 33원정대의 세계관은 어떤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는지?

아르데코(Art Deco) 운동(직선과 곡선의 규칙적이고 대칭적인 형태와 원색을 통해 강렬한 느낌을 주는 간결미가 특징인 예술 양식)은 저희가 게임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큰 영감을 주었다. 이는 '디스아너드'나 '바이오쇼크'와 같은 다른 게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저희는 아르데코 스타일을 판타지 장르와 결합하여 차별화된 방향으로 풀어냈다.

또한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대(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 대전 발발까지 프랑스가 사회, 경제, 기술, 정치적 발전으로 번성했던 시대)의 아름다운 건축과 예술도 세계를 보다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이로 인해 독창적인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JRPG인 '페르소나', '파이널 판타지', '로스트 오디세이'와, 액션 게임 '세키로'의 전투 시스템에도 영향을 받았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프랑스 소설 '라 오르드 뒤 꽁뜨르방'이 세계를 탐험하는 원정대의 설정에 영감을 주었다.

- 개발팀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 

저희는 몽펠리에 사무실(약 25명)과 파리 소규모 사무실(5명)로 나뉘어 있으며, 전체 팀 규모는 30명 이하다. 프로젝트 규모에 비하면 작은 팀이지만, 언리얼 엔진 5의 도입 덕분에 소규모 인원으로도 과거에는 불가능했을 비전을 실현할 수 있었다.

- 다른 턴제 RPG와의 차별화되는 33원정대의 매력은?

깊은 감정선을 지닌 스토리, 반응형 턴제 전투와 풍부한 캐릭터 빌딩 및 커스터마이징, 그리고 독창적이고 몰입감 넘치는 세계관이다. 레벨 곳곳에 비밀이 숨겨져 있으며, 숨겨진 '마임(Mime)' 적들을 찾아 처치하면 재미있는 코스튬 아이템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도전 과제, 추가 스토리, 독특한 보스전과 같은 다양한 사이드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특색있는 반응형 턴제 전투 시스템. /인게임 캡처


- 반응형 턴제 전투 시스템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가?

프로젝트 초기에 공격 시에는 퀵타임 이벤트나 자유 조준 메커니즘을, 방어 시에는 회피와 패링 시스템을 적용하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초기 테스트에서는 턴제 플레이어들이 실시간 요소를 어렵게 느끼기도 했지만, 수차례 밸런스 조정 끝에 전략성과 반응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특히 성공적인 패링을 연속으로 이어간 후 카운터어택을 성공시킬 때의 손맛은 매우 특별하다.

- 전투 시스템의 난이도는 어떤 식으로 조절했는지?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이용자들을 배려하여, '스토리' 난이도 모드를 마련했다. 이 모드에서는 적의 공격력이 낮아지고, 회피와 패링 입력 시간이 넉넉하게 설정되어 초보자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다.

구스타브와 마엘. /인게임 캡처


- 구스타브는 주요 캐릭터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구스타브는 마엘의 양오빠이자 보호자다. 마엘은 뤼미에르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섬 밖의 세계를 탐험하고자 했으며, 33 원정대에 합류한 것도 구스타브와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고 그의 곁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구스타브는 마엘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그녀가 원정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쌍둥이 여동생 엠마와 아카데미를 설득했다.

구스타브와 륀은 뤼미나 기술 연구를 함께한 동료로, 임무를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반면 구스타브와 시엘은 10년 이상의 깊은 우정을 나누었으며, 과거 프로젝트와 개인적 고난을 함께 견뎌낸 오랜 친구다.

- 게임 제목에 들어가는 '33'이라는 숫자를 설정한 이유는?

일단 33 이라는 숫자가 멋지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다루는 무거운 주제와도 관련있다. 이 세계에서는 성숙한 성인 캐릭터들이 33살에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데, 개발진들의 나이대와도 맞닿아 있어 더욱 현실감 있게 접근할 수 있었다.

- 현지화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내러티브 게임 전문 로컬라이징 회사 'Riotloc'과 협력했다. 특히 한국어 팀과는 스토리, 주제, 캐릭터, 톤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으며, 번역 초기에 주요 용어집과 원정대 일지 번역을 통해 철학적 접근 방식을 공유하고 게임에 맞는 톤을 조정했다. 로컬라이징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에 가까우며, 한국어 번역팀은 원문의 감정 깊이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게임의 빌런 '페인트리스'. /인게임 캡처


- 33 원정대 전투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저희 전투 시스템은 전통적인 턴제 RPG처럼 전략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실시간 입력과 QTE를 통해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 방어 시에도 모든 적 공격에 대해 회피, 패링, 카운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적의 패턴을 학습하고, 타이밍을 익혀 완벽한 패링과 카운터를 성공시킬 때 느끼는 보람이 특별하다. 심지어 한 번도 데미지를 입지 않고 게임 전체를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 게임 스토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무엇인지?

33 원정대는 실존적 위협 속에서 상실과 슬픔을 겪으며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이야기다. 캐릭터들 간의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통해 이러한 주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 페인트리스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거대한 종말의 시계를 지닌 여성'이라는 이미지에서 출발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집단적 상실감과 무력감에서 영감을 얻었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불가피하게 느껴졌고, 이해할 수 없는 위협에 맞서는 무력감을 고민했다. 이후 스토리 담당 개발자의 단편소설 아이디어를 접목해 이 콘셉트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최종적으로 '페인트리스'가 탄생했다.

- '클레르 옵스퀴르'라는 타이틀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클레르 옵스퀴르는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라는 르네상스 회화 기법의 프랑스어 표현이다.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강렬한 초점과 감정적 깊이를 전달하는 방식이며, 빛과 어둠 모두가 함께 존재해야 의미를 완성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 출시 전 영화화가 결정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독창적인 비전과 설정 때문인 것 같다. 이 세계에는 아직 풀어내야 할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발전이 이루어질지 저희도 기대하고 있다.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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