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준비하는 화훼업계 상인들로 분주
상인들 꽃 가격 올라 판매 저조해질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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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 11시께 양재 화훼공판장을 찾은 상인들은 화훼상자 더미 사이사이를 지나며 꽃 상태를 확인하고는 물품 번호를 종이에 적는 등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4월의 마지막 주는 5월 석가탄신일, 어버이날 등 준비하는 시작점으로 화훼공판장을 찾은 상인들에겐 1년 중 가장 중요한 대목에 속한다.
경매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상인들이 경매장 앞 의자로 모여들었다. 오후 11시 30분께 경매가 시작되자 상인의 시선은 일제히 전광판으로 향했다. 원하는 꽃을 적절한 가격에 사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3초, 상인들은 숨죽이고 경매에 집중했다. 원하는 낙찰가를 놓친 이들은 '아잇'하며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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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 비싸네" 경매 중간 휴식을 취하러 나온 한 상인은 고개를 저었다. 상인들은 가정의 달·기후변화·고물가 등으로 체감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다는 반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카네이션 평균 단가는 한 단당 7892원으로 전년동월 6813원에 비해 약 15% 올랐다. 상인들은 전년대비 상승한 꽃 가격이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고물가에 인건비나 농자재비 모두 올라서 꽃 가격이 비싸게 형성되는데,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사질 않으니 상인들은 '장사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딜레마라는 것이다.
7년째 화훼 도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박모씨(32)는 "이번 가정의 달도 꽃 판매가 저조할 것"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으니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이 줄지 않겠나. 물건도 조심스럽게 떼게 된다"고 했다. 40년째 화훼 도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모씨(68·여)도 "이번 주가 카네이션 판매를 시작하는 시점인데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손님들이 꽃을 사러 많이 오지 않는다"며 "필수 품목이 아닌 꽃 구매는 전반적으로 밀리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