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베트남 북부 박닌 생산법인에서 9억 번째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기념행사에서 김이수 삼성전자 타이응우옌 생산법인(SEVT) 법인장은 "앞으로 10억, 20억, 30억 개 생산이라는 이정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노이에서 베트남 총리를 만나 향후 수년간 연간 약 10억 달러(1조4124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학규 삼성전자 CFO(최고재무관리자)는 "베트남 기업들의 공급망 참여를 더욱 늘리고 인력 양성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진출은 지난 2008년이다. 당시 박닌성에 스마트폰 1공장을 세운 데 이어 이듬해 첫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하며 첫발을 뗐다. 이어 2013년 인접한 타이응웬성에 2공장을 지었고, 이듬해 호치민 가전복합단지를 연달아 조성하는 등 생산 품목을 늘리며 현지 시장에서 사세를 키웠다.
베트남에서 삼성전자는 최대 외국투자기업으로 통한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에서 총 224억 달러(약 31조6467억원)를 투자하면서다. 직전년도 베트남 주요 법인에서 올린 수익만 60조원에 달하는 등 베트남 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경제 판도를 바꿔놨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2022년 12월 하노이시 THT 지구에 베트남 삼성 R&D(연구개발) 센터를 만든 게 그 방증이다. 이곳은 대지 면적만 3500평으로,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세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베트남 GDP(국내총생산)는 전년 동기 대비 6.93% 성장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최근 5년간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국제 경기 둔화와 미국의 관세 부과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