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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쿠팡·파페치 날았다… 김범석 ‘글로벌 확장’ 성과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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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5. 07. 17:41

1분기 매출 11.4조 역대 최대
대만 상품군 확대·멤버십 일등공신
해외 신사업 전년대비 78% 급성장
프레시 등 커머스 매출도 16% 증가
영업이익 300% ↑ 등 수익성도 개선
로켓배송 투자 후 8년 만의 연간 흑자 전환. 국내 유통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40조원 돌파. 김범석 쿠팡 창업주가 또 다른 신화를 이어간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서다. 물류 투자에만 10년 넘게 10조원을 쏟아붓는 '뚝심경영'으로 국내 유통 주도권을 가져간 김 창업주는 로켓배송의 성공DNA를 대만 쿠팡에도 적용하며 올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인수 당시 성장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했던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도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쿠팡은 향후 대만을 신규 투자의 거점으로 삼아 우리나라에 버금가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품군을 확대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쿠팡Inc가 7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11조4876억원(79억800만 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9조4505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역대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이다. 직전 최대 분기 기록인 지난해 4분기 11조1139억원(79억6500만 달러)을 단숨에 경신했다.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의 힘은 글로벌에서 나왔다. 대만쿠팡·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매출은 1조50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8%나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빛을 보고 있는 성장사업 중에서도 대만에서의 성장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1분기 연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대만에서 상품군의 폭을 넓히면서 코카콜라·펩시·P&G·유니참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뿐 아니라 대만 고객에게 매우 중요한 현지 브랜드를 포함한 공급업체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번 분기 대만 상품군은 500% 가까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또한 쿠팡은 올 1분기 와우 멤버십을 대만에 론칭했다. 김 의장은 "대만 고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며, 재방문 빈도·지출금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의 와우 멤버십과 마찬가지로 와우 회원들에게 엄청난 가치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회원 지출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기존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의 안정적 성장도 뒷받침이 됐다.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 매출은 9조9797억원(68억7000만 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은 2340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150만명)과 비교해 9% 증가했다. 활성고객당 매출은 원화기준 42만7080원(294달러)으로 전년 대비 6%가 늘었다.

김 의장은 '인기 상품군 확대'를 통해 혜택을 늘려 고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상품군 확대로 가격은 낮추고, 배송 경험의 기준을 높이는 데 집중해 한국 리테일 시장의 몇 배에 달하는 성장을 프로덕트 커머스에서 이어갔다"며 "다양한 상품군 확대로 이번 분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가 25% 이상 증가하는 등 고객 참여가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켓플레이스 셀러들의 로켓배송이 가능한 '로켓그로스'(FLC)사업도 몇 배 성장하면서 강력한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쿠팡이 제공하는 빠른 속도와 편리함, 효율성 등이 셀러에 엄청난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 지표도 모두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 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531억원)과 비교해 300% 이상 증가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로 전년(0.6%)보다 개선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1억1400만 달러)으로 흑자전환했다.

쿠팡은 이날 새로운 자사주 매입 정책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사회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아난드 쿠팡Inc CFO는 "기존 시장 상황을 활용해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 정도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처음이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이를 활용하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4월 초기 투자자인 매버릭 홀딩스로부터 1억7790만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쿠팡의 1분기 운영 관리비(OG&A)는 21억6200만 달러로, 매출 대비 비율은 27.3%다. 이는 지난해 대비 0.8%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아난드 CFO는 "매출 대비 운영 관리비 증가는 미래 확장성을 위해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최근 기술과 인프라 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매출 총이익은 원화 기준 28% 증가했는데, 이는 프로세스 개선, 자동화 및 혁신투자, 공급망 개선 등에 따른 것으로 향후 몇 분기, 몇 년 동안 연간 마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페치, 대만 등 성장사업의 1분기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1억6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난드 CFO는 "올해 조정 에비타 손실은 6억5000만~7억5000만 달러 사이가 될 것이란 예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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