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확대·포트폴리오 확장 박차
유·무선 사업 성장 정체는 여전
유심 사태 반사이익 등 반등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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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KT의 연결기준 ROE는 전년(6.05%) 대비 3%포인트 이상 내려간 2.85%다. 예년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지난해 말 단행한 인력 재배치 등 일회성 요인 탓이다. 퇴직금과 위로금 등 일회성 인건비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ROE도 함께 줄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ROE는 6.8%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앞서 KT는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2028년 ROE 목표치를 9~10%로 설정했다. 이를 위한 세부 방안으로는 △AICT 성장기반 조성 △저수익 한계사업 합리화 △자산 포트폴리오 최적화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자본 효율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당초 시장에선 다소 도전적인 목표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과 비통신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통해 목표 달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8451억원, 6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36% 늘었다. 우선 일회성 비용을 해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1조원에 달하는 인건비가 발생하면서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었지만, 올해부터는 가벼워진 인건비로 부담을 크게 덜었다. 증권가에선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주요 비통신 사업의 실적 기여도도 커졌다. 자회사 KT클라우드는 클라우드·DC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을 40% 이상 늘렸다. AICC와 IoT 등을 포함한 AI·IT 매출도 1년 전과 비교해 10%가량 성장한 2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2분기부터는 MS와의 AI·클라우드 협업 성과가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2조4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양사는 2분기 한국적 AI 모델과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지난 2월부터 이행 중이다. 통상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ROE가 올라가는 효과를 낳는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핵심 자산과 저수익 사업 효율화 등을 통해 ROE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며 "향후에는 AI 사업 기여도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며 하나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전체 매출의 약 45%를 담당하는 유·무선 사업이다. 지난해 1분기 무선 사업 매출은 1조7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오르는데 그쳤고, 유선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0.8% 내려간 1조3117억원을 기록했다. 유·무선 사업은 통신 시장 포화와 OTT 공세 등 여파로 성장 정체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반등 여지는 남아 있다. 최근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에 따라 통신·IPTV 신규 가입자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9만명 이상의 SK텔레콤 통신 가입자가 KT로 이동했다. 유선 사업의 대표격인 IPTV 사업도 AI 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일례로 KT는 IPTV 플랫폼 지니 TV에 미디어 AI 에이전트를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탑재, 이용 편의성을 강화한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MNO 간 번호이동이 집중되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결합상품을 통한 유선 시장에도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며 "분기가 거듭될수록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과 비용 안정화 효과는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