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 지난해 매출 7509억원…"새우가 고래를 먹은 격" 평가
자금 조달 및 재무건전성 우려…비우호적 구씨 자매 지분 40%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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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5일 아워홈 지분 58.62% 인수를 위한 거래대금을 지급하고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주식 취득에 투입된 금액은 8695억원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인수를 본격 추진한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달 거래가 종료되면서 아워홈은 한화의 정식 계열사가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월 아워홈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를 설립했고, 지난달 국내외 정부 기관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김동선 부사장은 아워홈 인수를 통해 급식·식자재 유통까지 아우르는 '푸드테크 그룹'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김 부사장은 2020년 경영일선에 다시 복귀하면서 '푸드테크'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한화호텔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M&A를 펼치고 있다. 한화호텔의 F&B 사업부가 물적분할된 '한화푸드테크'가 지난해 미국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한 데 이어 경기 성남에 R&D 센터를 개소해 한화로보틱스와의 협업으로 협동로봇 기술을 조리를 포함한 식음 서비스 곳곳에 활용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아워홈 인수로 푸드테크 사업 확장에 힘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워홈은 국내 2위 급식·식자재 업체로 지나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44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해 5.9% 줄어들었으나 887억원이다. 한화호텔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1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9%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중국, 베트남, 미국, 폴란드, 멕시코 등 해외사업장도 진출해 있어 내수 중심의 유통 사업 구조를 전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이다. 한화호텔은 1차로 50.6%(7508억원)의 지분을 우선 인수한 뒤 잔여 지분 8%(1187억원)는 2년 내 추가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인수대금은 한화호텔과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이 각 2500억원씩 출자하고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 기준 한화호텔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해 135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올 1분기 영업손실도 121억원으로 더 커진 데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138억원)라 차입 부담도 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순차입금은 2023년 1561억원에서 지난해 1928억원이 증가했다.
여기에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의 비우호적 지분 40.27%가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이들은 한화의 아워홈 인수에 반대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향후 경영활동에 있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FI인 IMM크레딧솔루션과의 계약 조건에 5년 후 한화그룹의 아워홈 지분이 67%에 미달하면 보장수익률이 6%에서 8%로 상향되는 점도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요인이다.
안정적 경영권 확보와 재무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구씨 자매 중 적어도 한 명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급식과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아워홈과 함께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식품시장의 지각변동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화와 한식구가 된 만큼 그룹 내 여러 계열사와도 다양한 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