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프로세스로 체계적 접근
SFTS·두창 등 백신·치료제 선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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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질병청은 오는 2028년까지 국산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한 대형 연구사업을 공식 출범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향후 4년간 총 5052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의 핵심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팬데믹 위기 시 100일 또는 200일 내 초고속 백신·치료제 개발체계 구축과 대비·대응·보완의 3단계 체계적 접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3세대두창 등 미해결·공공안보 감염병 백신·치료제 선도 개발이다.
특히 질병청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전문가들의 감염병 위기 예측을 고려해, 100일 또는 200일 이내 신속 백신 개발이 가능한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100일 트랙'은 타겟 병원체에 대한 임상 1·2상 시제품이 이미 확보된 경우, '200일 트랙'은 유사 병원체 시제품만 있을 때 적용되는 이원화된 접근법이다.
이 전략은 '대비-대응-평가·보완'의 체계적 프로세스로 운영된다. 대비 단계에서는 우선순위 감염병 선정과 '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를 통한 백신 시제품 비축, '한국형 PREMISE' 면역학적 감시체계 구축이 이뤄진다. 대응 단계에서는 mRNA 백신 개발이 100일 트랙(비임상 30일, 임상 3상 70일) 또는 200일 트랙(비임상 40일, 임상 1·2상 60일, 임상 3상 100일)으로 진행된다.
SFTS와 3세대두창 등 국내외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감염병에 대한 선도적 백신 개발도 주요 목표다. 특히 국내 사망률이 높은, 진드기가 매개하는 SFTS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우선순위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의 비임상시험에는 녹십자, 레모넥스, 유바이오로직스, 한국비엠아이 등 4개 기관이 참여 중이다. 질병청은 민간 부담 경감과 함께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mRNA 기술의 혁신적 잠재력은 감염병 백신을 뛰어넘어 암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바이오 전문가들은 mRNA가 모든 종류의 단백질을 암호화해 생산할 수 있어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mRNA 백신·치료제 시장은 2024년 74조원에서 2029년 162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가까운 일본은 이미 다이이치산교 등 3개 기업이 9300억원을 투자해 2023년 자국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사업 공모 방식으로 유망 민간제약사를 선정하고 설비 구축부터 연구 경비까지 전략적으로 지원한 통합적 접근이 성공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백신 주권이 곧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라는 점"이라며 "질병청의 이번 도전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미래 감염병 위기에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