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벅스에서 고객이 쓰는 '닉네임'에 대선 후보의 이름을 넣지 못하도록 한 결정에 대해 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스타벅스, 한국서 애칭 서비스로 정치적 파장 일으켜 (Starbucks’ nickname service in South Korea causes political headaches)'라는 헤드라인의 기사에서 이같은 현상을 다뤘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앱으로 고객이 닉네임을 정해놓으면, 주문한 메뉴가 나왔을 때 바리스타가 그 닉네임으로 불러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객들이 말장난, 농담, K팝 팬덤 등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됐다. 이 닉네임은 매장 내 전광판에도 표시된다.
그런데 지난 4월 탄핵 사태가 일어났을 당시 한 고객이 '윤석열 체포'라는 별명을 매장에서 쓴 일이 크게 알려졌다. 이후 전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비난하는 표현, '이재명은 간첩이다' 등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닉네임을 쓰는 이들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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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앱 캡처
이에 스타벅스코리아는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등 대선 후보 6명의 이름을 닉네임으로 설정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름도 사용할 수 없다.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논란을 최소화하고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커피 체인점 중 이러한 규정을 시행한 것은 스타벅스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탄핵 사태 후 한국의 진보 진영, 보수 진영 간 대립 상황을 전하며 스타벅스의 사례가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누리꾼들은 스타벅스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직원들이 힘들겠다", "후보와 본명이 같은 사람은 억울하겠다" 등과 같은 반응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