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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를 시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퓨처엠, LS마린솔루션 등이 잇따라 유상증자를 추진합니다. 삼성SDI는 지난 29일 성공적으로 유상증자를 마쳤고, 나머지 회사들도 순차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수주산업이라는 점입니다. 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지만, 대규모 선투자가 필요한 산업 구조상 매출이 바로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계에서는 "수주가 늘어도 당장 손에 쥐는 현금이 부족한 만큼 예비 자금 확보가 필수"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삼성SDI와 포스코퓨처엠은 재무건전성 유지를 넘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증자를 선택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유상증자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섭니다. 3차례의 정정신고 끝에 약 2조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정했습니다. 확보한 자금은 해외 방산 생산기지 설립, 조인트벤처 설립, 해양 방산 확장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다만 유상증자는 물리적으로 주식이 늘어나는 방향인 만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습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 지분 희석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 또한 이 때문에 좀더 엄격한 잣대로 심사를 지속하고 있죠. 포스코퓨처엠의 증권신고서도 한 차례 정정요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점차 "저가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구체적인 자금 사용 계획을 제시하고, 오너가 책임 있게 참여하는 점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삼성SDI의 유상증자 또한 구주주가 모두 참여했고, 일반공모 대상이 된 4만여 주에 대해서도 1800만주가 넘는 수요가 몰렸습니다.
결국 지금 산업계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증자가 아니라 명확한 성장 스토리입니다. 시장이 신뢰하는 '슬기로운 유상증자'란 조달 금액 자체가 아니라, 그 자금을 어떻게 활용해 성장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갖추는 일입니다. 유상증자는 시작일 뿐, 이제 기업들은 '결과'로 그 선택을 입증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