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함부 등 개표 현장 일사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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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가 종료된 3일 오후 8시 23분께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체육관에 자리한 개표소에서 개표가 본격 시작됐다. 형광 조끼를 입은 개표 사무관들은 투표함을 조심스럽게 옮기며 개함부 앞에 내려놓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투표함 투입구를 봉쇄한 특수봉인지가 뜯어지자 대량의 용지가 쏟아져 나왔고, 현장에 배치된 직원들은 누락 사고가 없도록 용지를 매의 눈으로 주시하며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대선 투표가 종료된 후 투표함이 즉시 이송된 전국 254개 개표소는 일제히 개표를 실시했다. 당초 대통령선거는 오후 6시 종료된 뒤 저녁부터 개표를 시작하지만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로 치러져 오후 8시에 종료된 만큼 개표도 해가 저문 뒤에야 시작했다. 서늘한 밤공기와 함께 개표가 시작되자 개표소 현장에는 엄숙함이 맴돌았다.
이번 대선의 투표용지는 지난 총선 대비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아 빠른 속도로 분류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이날 투·개표 현장에 약 13만명의 투표 관리 인력, 약 7만명의 개표 사무 인력 등 총 20만여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명지전문대 체육관 개표소 현장에는 이날 40개가 넘는 테이블에서 약 130명의 인력이 개표에 나섰다. 개표인들은 개함부, 투표지분류기운영부, 심사·집계부 등으로 나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개함부 제1반부터 개표를 시작했고, 투표지는 자동 분류된 뒤 개표 사무원이 다시 한 장씩 손으로 직접 확인했다. 부정선거 의혹 등 투표 과정에서 제기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한 수검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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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서울 영등포구 개표소로 지정된 영등포 다목적배드민턴체육관에서는 개표사무원과 참관인, 협조요원 등 총 400여명이 개표 작업에 나섰다. 투표함은 1층 협조요원의 안내를 받아 접수처로 옮겨졌고, 투표소 확인 후 2층으로 운반됐다. 투표 종료 20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투표함이 밀려들자 투표소 접수처에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투표함 운반 담당자들은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 "차가 왜 이렇게 밀리냐"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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