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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헝그리 잭스, 인공지능 드라이브 스루 도입 윤리 논쟁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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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06. 05. 13:41

일자리 위협 아닌 일자리 대체 수준
청소년 일자리 대폭 줄어들 수도
호주 헝그리 잭스, 인공지능 드라이브 스루 도입 윤리 논쟁 촉발
호주 패스트푸드 체인 헝그리 잭스/EPA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기자 = 호주 패스트푸드 체인 헝그리 잭스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드라이브 스루 주문 시스템을 시범으로 운영하면서 청소년들이 주로 맡아온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윤리적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호주 뉴스 닷컴은 AI가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실제 인력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면서 AI의 역할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심각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이 논쟁은 헝그리 잭스가 시드니 세인트 피터스 지점에서 새로운 디지털 음성 인식 고객 주문 시스템을 시험 중인 것이 틱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한 사용자가 “그 지점에 일하는 15살짜리 아들이 실제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히면서 대중의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드니의 한 의료 접수원 역시 AI로 인해 팀 동료들과 함께 해고된 사례가 있다면서, AI가 단순한 ‘일자리 위협’ 단계를 넘어 ‘일자리 대체’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다스윈 데 실바 라 트로브 대학 AI 분석학 교수는 저숙련 일자리에 대화형 챗봇을 사용하는 것이 “불안하다”고 지적하며 기업 윤리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AI가 대체하는 육체노동 유지에 필요한 비용은 해당 기업의 잠재적 수익 창출 능력에 비해 미미하다면서,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대기업이 AI를 이용해 저임금 노동자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책임감 있는 사업 관행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데 실바 교수는 정부가 AI 관련 정책 수립 시 이러한 윤리적 측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데 실바 교수는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정보기술(IT) 인력 채용 광고가 온라인에서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로봇으로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것은 비용 때문에 훨씬 더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레그 새들러 AI 안전 옹호 단체 굿 앤세스터스 최고 경영자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경우 호주와 같은 국가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나 중국 항저우에 있는 소수의 AI 기업으로 막대한 부의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가 블랙박스와 같아 기업들이 위험을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 세계에서 약 4만 3천 개의 매장을 운용하는 맥도날드 역시 AI 도입을 계속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라이스 맥도날드 최고 정보 책임자는 AI 기반 드라이브 스루와 로봇 튀김기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매장 운영을 효율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기술 해법이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해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인공지능 도입의 윤리적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호주 정부는 AI 채택을 통해 생산성과 생활 수준을 높이고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팀 에이어스 산업·혁신 과학부 장관은 “국가적 이익의 핵심은 미래 생산성 성장 기반으로서 디지털 경제와 AI 채택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데 실바 교수는 AI 규제에 있어 성급한 선두 주자가 되기보다는 “추종자가 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AI의 잠재적 부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잘못된 방식의 AI 도입으로 인한 피해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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