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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로스,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후 저변 확대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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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6. 10. 08:16

2025 코리아 라크로스 유청소년 클럽 토너먼트 여자부 결승전
경기외고, 연장 접전 끝 외대부고 꺾고 우승
승패 넘어 협력과 도전 빛난 무대
유청소년 토너먼트로 보는 스포츠 교육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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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터뷰에 응한 용인 외대부고 골리 남은지. 이날 은퇴 경기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2025 코리아 라크로스 유청소년 클럽 토너먼트 여자부 결승전이 7일 포천 축구공원에서 열렸다. 여자 고교 최강 라이벌인 경기외고와 용인 외대부고가 다시 한 번 결승 무대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연장전 끝에 갈렸다. 경기외고가 5-4로 승리하며 1년 전 패배를 설욕했고, 외대부고는 마지막까지 투지 넘치는 경기로 값진 경험을 남겼다.

이번 결승전은 한국 라크로스의 성장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무대이기도 했다.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종목이지만, 라크로스는 오는 2028년 LA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IOC는 LA 대회에서 라크로스를 '식스(sixes)' 포맷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빠른 템포와 고득점의 역동적 경기로 관중 친화적 성격을 더욱 강화한 변화다.

최근 아시아권에서도 라크로스 보급과 국제 경쟁력 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방글라데시 등 신규 국제연맹 가입국이 등장하고 있고, 일본·중국·홍콩 등은 이미 아시아권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역시 중·고교 및 대학 레벨에서 점차 저변 확대가 이뤄지고 있으며, 유청소년 단계에서도 선수 육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학교 팀들이 출전해 실력을 겨뤘으며, 국내 라크로스 발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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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재개를 위한 드로우 상황에서 양 팀 선수들이 치열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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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역습에 나서는 용인 외대부고 선수. 경기외고 수비진의 견제를 뚫기 위해 돌파를 시도한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포천 축구공원에서 열린 결승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뜨거운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양교 학부모, 교사, 동료 선수들이 응원석을 채운 가운데 두 팀 선수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워밍업에 나섰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외대부고가 정상에 오르며 경기외고에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에게 의미가 남달랐다.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경기외고가 먼저 리드를 잡았으나 외대부고는 빠른 공격 전개와 끈질긴 수비로 응수했다. 전반을 역전하며 마친 외대부고는 후반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고, 경기외고 역시 강한 압박과 속공으로 다시 흐름을 가져갔다. 이후 양 팀은 한 골 차 접전을 이어가며 4쿼터 종료 직전까지 승부의 추가 쉽게 기울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연장 서든빅토리로 접어들었고, 경기외고가 종료 직전 골든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가져갔다. 지난해 정상에 올랐던 외대부고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경기 후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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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외고 골리의 선방 장면. 외대부고의 슈팅을 막아내며 골문을 지킨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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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외대부고가 골망을 흔드는 슈팅을 성공시켰으나, 직전 반칙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된 순간. 양 팀 모두 집중력을 유지하며 경기를 이어갔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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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을 유지하며 슈팅을 대비하는 용인 외대부고 골리. 골문 앞 긴장감이 감돌았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이날 은퇴 경기를 치른 외대부고 3학년 골리 남은지는 "연장에서 골을 허용하는 순간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라 부담이 컸다"며 "그때 디펜스 친구들이 괜찮다고 막을 수 있다고 계속 말해주었고, 팀원들도 혹시 못 막더라도 제 잘못이 아니라며 저를 다독여주었다. 덕분에 무너질 뻔한 멘탈도 다시 붙잡고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함께 준비하고 서로를 믿으며 버텨낸 과정 자체가 선수단 모두에게 큰 의미로 남았다.

이번 결승전은 학생 스포츠로서 라크로스가 가진 교육적·사회적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학업과 병행하며 라크로스라는 종목에 도전한 학생 선수들은 팀워크, 협력, 성취감이라는 중요한 경험을 쌓았다. 경기 외적인 의미에서도 라크로스처럼 비교적 비인기 종목이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도 학교 스포츠클럽, 방과후 활동 등을 통해 라크로스를 접할 기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단순한 성적 중심의 경쟁을 넘어 몸으로 부딪히고 협력하는 스포츠 경험을 자연스럽게 쌓아가고 있다.

다가올 LA 올림픽이라는 세계적 무대는 학생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목표와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라크로스계는 유소년과 청소년 육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유청소년 토너먼트 같은 무대가 미래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교육적 가치와 스포츠 정신을 함께 키워나가는 흐름 속에서 학생 라크로스는 앞으로도 의미 있는 발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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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울음을 터뜨린 용인 외대부고 선수들. 서로를 다독이며 함께한 결승전을 마무리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학생 스포츠에서 승패는 과정의 의미를 더한다. 외대부고는 이번 패배를 통해 한층 성장할 계기를 마련했으며, 앞으로도 팀워크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또 다른 무대를 향해 나아갈 예정이다. 경기외고 역시 이번 승리를 통해 지난해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 서로를 존중하며 경쟁한 두 팀 모두 값진 경험을 공유한 이번 결승전은 한국 라크로스가 한 걸음 더 성장해가는 과정 속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기록으로 남았다.
전형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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